‘아프가니스탄‘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글쎄요…

아는 게 많지 않네요. 사실  아프간을 알고 싶어도 직접 찾아갈 수는 없습니다.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금지국가’라서요. 하지만, 여기 당신이 아프간을 꼭 기억해야 할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프간 생각하기 싫어요, 그냥 모른 체 살래요.’라고 생각하신다고요?  이 글을 읽은 후의 당신은 분명 전과는 달라져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느 새 아프간을 찾아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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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카불 시내를 걷는 여성들. (왼쪽) <사진출처 : AP/ Gettyiamages> 카불 의대 여학생들이 석고로 본뜬 인체 상으로 실습하는 장면(오른쪽) <사진출처 : 1962년, AFP>

1. 과거의 아프간은 아름다웠다. 당신이 기억해야 할 만하다.

아프간은 수백 년 이슬람 전통이 이어져 온 국가입니다. 하지만, 현대문화의 새 바람이 불었으니, 영국에서 독립한 1919년부터 1970년대까지 였습니다. 1933년~1973년 재위한 무하마드 자히르 샤 국왕은 정당 설립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안으로 민주정치를 이끌고, 밖으로는 미국, 소련의 원조를 끌어와 국가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아프간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국가’(출처 : 위키피디아)였다고 말한답니다.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았다고 해요. 수도 카불에서는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로 자유롭게 다니고,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프간은 1979년 소련의 침공 전까지는 아름다운 나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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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카불 시내. 밤에는 관공서, 주택 등 모든 건물과 거리의 전등이 켜져 화려했다네요 <사진출처 : top10list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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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카불 시내, 여학생들의 귀가길 (왼쪽) <사진출처 : William Podlich on Italian eye magazine>, 60년대 카불 시내, 아프간 대학생들의 수업 장면(오른쪽) <사진 출처: William Podlich on Italian eye magazine>

2. 아프간 아이와 여성들은 당신이 기억해주길 바란다. 간절히.

현재 아프간은 지난 30년 간의 침공과 내전으로 국토 대부분이 파괴됐어요.
지난 3월 9일 한국을 찾은 짐 알렉산더(Jim Alexander) 월드비전 아프간 회장은  ‘지난 30년 간 벌어진 미국과 소련의 침공보다도 같은 국민끼리 갈라져 잔인하게 싸운 게 가슴아팠다’고 회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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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알렉산더 월드비전 아프간 회장

1976년부터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아동과 여성, 지역사회 재건에 힘써온 그는 “미국은 전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을 기억에서 지우길 원합니다. 아프간에서 크게 실패했기 때문이죠. 지금, 세상은 아프간을 잊어가고 있어요.”라며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당신이 아프간을, 탈레반을 잊더라도 이곳의 어려운 여성과 아이들은 꼭 기억해 주세요”

아프간 여성의 수난은 1990년대 탈레반 정권 때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 전까지 아프간은 이슬람 전통에 의해 여성을 차별했는데, 탈레반은 이를 극단적으로 만들었어요. 여성의 교육 금지, 남성 동반 없는 여성 외출 금지, 남성의료진의 여성 진료 금지 등의 탄압으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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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러닝 인스티튜트(Afghan Learning Institute) 창립자 샤키나 야쿠비 박사는 탈레반 시절 80곳의 지하학교를 시작으로 매년 30만 아프간 여성과 아이에게 교육을 제공한 공로로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사진출처 : TED.COM>

아프간 여성들은 강인하게 버텼지만 역부족일 때가 많았습니다. 탈레반에 대항해 지하 학교를 운영하며  여학생들이 수업을 받도록 이끌었습니다. 특히 카불 등 주요도시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고학력자 여성들은 살해 위협도 무릅쓰고 교육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고산 지대처럼 외딴 곳에서는 그간의 이슬람 전통에 탈레반 탄압까지 가중돼 여성들이 더 큰 불행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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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자는 16세 때 마을의 조혼 풍습에 따라 강제로 시집을 갔습니다. 남편은 아편 중독자로 카디자를 매일 구타했습니다. 간신히 집에서 탈출한 카디자는 월드비전 가정건강캠프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캠프에서 다른 여성들을 도와 인식개선, 가정 내 건강 증진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프간 내 여성 인식 개선과 모자건강 증진을 위해 월드비전은 2001년 아프간 내 구호개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강인한 아프간 여성들의 노력과 아프간 정부, NATO군 등의 도움으로 아프간 여성들은 전보다 나아진 환경을 이룩했습니다. 그 보람이었을까요. 지난 2014년 대선 당시, 지방을 포함한 아프간 전국 여성 투표율은 36%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 대선 투표율의 2배 수치로, 여성들이 꿋꿋이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고 행동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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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프간 대선 투표일 당일, 헤랏(Herat) 시 북부 학교에 마련한 투표소에서 여성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2014, AP>

아프간 여성의 이야기를 하면서 짐 알렉산더 회장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여성이 아프간 평화 구축에 핵심이 될 것입니다. 그간 아프간 월드비전은 여성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도록 도왔습니다. 이번 사업에서는 여성이 지역 전체의 평화구축을 실현하는 능력을 키울 예정입니다.”

지난해 아프간 월드비전은 새로운 여성 역량강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여성 슈라(Shura / 여성 관련 행정, 의사결정을 하는 지역조직), 교육 당국, 지역 종교지도자, 아프간 여성부, NGO네트워크 전체의 역량을 키울 계획입니다.  향후 수 년 간 유럽 연합(EU) 후원으로 진행될 이 사업이 종료되면, 아프간 북서부 고르(Ghor)와 헤랏(Herat)주 여성들이 중심이 돼, 지역 300만 주민들과 지역 평화를 스스로 지키고 가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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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화) 월드비전 후원자 모임에 함께한 짐 알렉산더 아프간 월드비전 회장 (첫줄 왼쪽에서 두번째)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관심입니다. 아프간 아이들과 여성들은 당신이 반드시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월드비전이 아프간에서 더 좋은 소식들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신의 응원을 보내주세요.

3. 아프간을 기억하는 당신이 바로 희망이다

1976년부터 40년간 아프간 사람들을 위해 일한 짐 알렉산더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망은 정말로 연약해서 잘 키워줘야 해요. 물을 주고 영양분도 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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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8일(화) 월드비전 후원자모임에서 강의하는 짐 알렉산더 회장

“전에는 사람들이 가난해도 희망을 잃지 않았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아프간을 떠나 독일 등으로 이주해 살려고 해요.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생각해보면 희망이라는 것은 참 연약합니다. 쉽게 꺾이고, 훼손되고, 더럽혀지죠. 주위의 누구와도 희망을 얘기하고 나눌 수 없다는 상황이 아프간 젊은이들을 해외로 떠나게 만드는 이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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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후원자님 덕분에 월드비전은 아프간에 희망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아프간 월드비전은 380여 명 직원들이 2015년, 약 110억 원의 전세계 후원금으로 모자보건, 교육, 영양사업과 여성역량 강화사업 등을 수행했습니다. 위험한 아프간 치안 상황 때문에 고르(Ghor), 헤랏(Herat), 바기스(Badghis) 지역에서만 사업을 진행합니다.

한국 정부도 아프간을 돕고 있습니다. 아프간 대외원조 총액은 2014년 기준 약 140억 원입니다. 보건, 교육, 공공행정, 농림축산 등에서 진행 중입니다.(출처 : KOICA) 과거 대외원조로 성장한 한국은 도움을 받은 만큼 국제사회에 돌려줄 의무도 있겠습니다. 우리의 도움으로 성장하는 아프간을 보는 것은 뿌듯한 일이겠죠.

잊지마세요. 당신이 아프간을 기억한다면, 당신으로부터 희망이 시작됩니다.
당신이 이들을 기억하고, 응원하고, 걱정하고, 돕는다면 당신이 사회 곳곳에 희망의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이미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당신도 참여해주세요. 먼저,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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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아지라(Azira)가 그린 월드비전 아프간의 2016년 달력. “학교에 가면 좋은 것들을 배울 수 있지만, 못 간다면 우리가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다치게 할 거예요”

글: 디지털마케팅팀 방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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