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이곳은 1,000 A.D경 마야 문명이 꽃을 피웠던 곳이다. 그러나, 300년 동안의 스페인 식민지,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여러 차례 정권 교체 및 군사정부, 그 후 있었던 36년간의 게릴라 내전으로 인해 많은 아픔이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1996년 내전이 끝난 시점에 이곳에서는 십만 명의 사상자와 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으며 현재 이 중미 지역은 세계에서 빈부의 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곳, 과테말라 사업장으로 월드비전에 입사해 중남미 사업장을 맡게 된지 6개월 만에 첫 출장을 가게 되었다.

과테말라 시티에서 월드비전 과테말라 동부 지역 총괄 사무실까지 차로 6시간. 울퉁불퉁한 산 길을 넘어 가다 보면 결연 아동들이 살고 있는 개발사업장 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가는 동안 월드비전 현지 직원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을이라기 보다는 산 중턱 자그마한 집이 듬성듬성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과테말라 월드비전 한국 사업장은 과테말라 내에서도 가장 차별 받는 마야 족의 후손, Chortí라는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자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2개의 사업장과 약 6,000여명의 결연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월드비전 호코탄 사업장이 있는 마을 모습

월드비전 호코탄 사업장이 있는 마을 모습

월드비전 가족보건교육에 참석한 마야족의 후손 Chort 여인들

월드비전 가족보건교육에 참석한 마야족의 후손 Chort 여인들

영양사업

출장 전부터 사업 문서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현지에서 직접 방문해 느껴지는 식량위기는 훨씬 더 심각했다. 그래서 과테말라 정부에서는 우리가 사업하고 있는 과테말라 동쪽 지역을 “식량위기”지역으로 선포하였다고 한다.

작년 가뭄과 올해 홍수로 인해 농작물 손실이 커서 아동들의 영양상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사업장 직원들이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현지 사업장에서는 아동들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닭을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이 영양개선사업을 통해 닭을 받은 가정들은 아이들이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됨으로 영양상태가 많이 개선 되었다고 기뻐했다. 월드비전 한국에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사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써 후원자님들을 대신하여 듣는 말 같아 참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영양실조율을 개선하기 위한 영양개선센터

영양실조율을 개선하기 위한 영양개선센터

영양사업으로 지역아동가정에 배분된 닭

영양사업으로 지역아동가정에 배분된 닭

또한, 지역 어머니 대표 분들과 지역 내 산파 분들을 만났는데 멀리서 손님이 왔다고 월드비전 아동 영양관련 훈련에서 배웠던 내용을 기억하며, 직접 요리를 해주셨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마음이 찡 했다. “이분들에게는 정말 귀한 음식일 텐데 내가 이걸 먹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월드비전 산후안 에르미따(San Juan Ermita) 사업장의 어머니 대표 분들이 직접 만들어주신 점심식사

월드비전 산후안 에르미따(San Juan Ermita) 사업장의 어머니 대표 분들이 직접 만들어주신 점심식사

교육사업

이번 출장 기간 동안 월드비전이 지원하고 있는 여러 교육기관을 방문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린 아동을 위한 보육시설이었다.

처음에는 초 ·중등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이 나라에 “보육시설이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방문해 보니 이 곳은 우리 사업 지역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곳에 교육을 받기위해 찾아오는 5세 미만 등록아동들의 영양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었고, 지적 발달이 중요한 시기의 아동들이 적절한 지적 자극을 받을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아동이 초등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도움을 받아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지만, 과테말라 같은 경우 학년말 시험에서 유급을 하게 되면 아동은 거의 공부를 포기하게 되고 초등교육 조차 마치지 못하게 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유아기의 적절한 지적 발달은 과테말라와 같은 학제에서는 아동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적응하고 학업을 계속 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이곳을 방문하는 부모들에게 영양 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작은 행동의 변화가 아동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5세까지 건강하게 자란다면 5세 이후 아동 사망률이 급감하여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음을 교육하고 있었다.

월드비전이 개소한 유아원, 이 곳에 오지 않으면 이 아동들은 아이다운 놀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 기회가 없다.

월드비전이 개소한 유아원, 이 곳에 오지 않으면 이 아동들은 아이다운 놀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 기회가 없다.

부모가 아이의 청결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올바른 손 씻겨주기'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부모가 아이의 청결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올바른 손 씻겨주기’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결연아동 ‘Nelvy’

사업장을 떠나기 전날 결연아동 가정을 방문했다. Nelvy라는 한 아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다 소중히 보관하고 있던 후원자님 편지를 보여주며, 자랑한다. 나중에 꼭 후원자님을 만나고 싶단다.

Nelvy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아이의 엄마에게 ‘아이가 커서 뭐가 됐으면 좋겠는지’ 를 질문하였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다시 묻자 ‘잘 모르겠다.’고 하며 ‘나는 아이가 커서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계속 공부를 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말을 듣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Nelvy 부모님의 걱정은 자신의 딸이 초등교육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이 슬프게 하였다. 우리에게는 이런 걱정들이 생소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어렵게 생존해 가는 과테말라 빈민들에게는 절박한 마음이었다.

옆에 같이 있던 월드비전 과테말라 직원이 이 가족에게 함께 노력하자고 격려 하는 것을 들으며, 이 아이가 자신의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월드비전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Nelvy와 언니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아동이 Nelvy이다.

Nelvy와 언니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아동이 Nelvy이다.

Nelvy가 후원자님께로부터 받은 편지

Nelvy가 후원자님께로부터 받은 편지

결연아동에서 월드비전 아동결연 담당자가 되기까지

“월드비전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어요?”
“저와 월드비전과의 인연은 꽤 깊답니다.”
“네?”
“저도 원래 월드비전이 지원하던 사업장의 결연아동이었어요.”
“정말이요?”
“네, 저는 제가 결연 아동이었기 때문에 월드비전에서 일하면서도 아동 결연 관련 일만 계속 맡았어요.”
“그럼 후원자님과도 만나보셨고요?”
“아니요, 저는 열심히 편지도 쓰고 했는데 답장은 받아보지 못했어요. 아직도 제 후원자가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하답니다 (하하하)”

월드비전 한국이 사업하고 있는 과테말라 동쪽 지역 아동 결연을 담당하고 있는 Edgar씨와 저녁 식사를 하며 나눈 대화이다. 결연아동에서 월드비전 결연담당자가 된 Edgar씨는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으며, 자신의 삶이 변화되었다고 한다.

여의도 사무실에서 서류점검과 사업평가에 열중하다보면 ‘월드비전이 지역 담당자인 내가 정말 이들의 삶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는 있는 것일까?’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 모니터링 출장을 통해 월드비전이 아동과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줌을 한국에 계신 후원자님들을 대신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후원아동들을 마음에 담고 그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적지 않은 후원금을 매달 기부해 주시는 한국 후원자님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손 한손이 모여 어둡기만 했던 인생들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해주신 후원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월드비전 과테말라 사업장 자세히 보기

사업지역 호코탄 지역개발사업장
(Jocotan ADP)
산후안 에르미따 지역개발사업장
(San Juan Ermita ADP)
사업기간 2008년 8월
~ 2023년 9월
(총 15년)
2008년 8월
~ 2023년 9월
(총 15년)
총 수혜자 수 8,459 명 12,507 명

글/ 사진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강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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