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짓기가 교육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먹고 사는 것만이 생종과 직접 연결된 것은 아니지요.
만약 당신이 에티오피아 주민이지만 암하라어를 읽지 못한다면 분명 곤란한 일을 많이 겪을 것입니다.
사실 곤란한 일을 넘어 위험 상황을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고 독성이 있는 음식을 잘 못 먹어 크게 앓게 될 지도 모를 일이고요. 과장이라고요? 네, 과장일 수도 있지만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것은 불편을 넘어 한 사람과 사회의 발전에 있어 수많은 제약을 갖게 합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문맹퇴치 교육에 앞장섰던 브라질의 교육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 파울로 프레이리는 <문해 교육> 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문해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발견했다. 브라질의 비문해수준이 굉장히 높게 지속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읽고 쓸 수 없다는 것은 확실히 불의(injustice)다.”
학교를 짓는 것만이 교육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지난 십여 년 간 전 세계적으로 ”초등학교 입학률”만 봤을 때 분명 상당한 성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7월 6일 발표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 MDG) 최종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MDG 두 번 째 목표인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에 관련해 초등학교 입학률이 2000년 기준 83%에서 현재 91%까지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아동들이 기초교육을 받고 실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질”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세계의 초등학생 6억 5천 만 명 중 4분의 1인 2억 5천 만 명의 아동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 까지도 제대로 읽거나 쓰지 못한다고 합니다. (UNESCO Global Monitoring Report, 2013/2014, 18p) 초등학교 취학률이 91% 인 것을 고려했을 때 다소 빈약한 현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월드비전도 지난 몇 년 간 ‘교육의 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다닐 학교 자체가 많이 없었다면, 이제는 등교할 수 있는 학교 건물은 많아졌지만 고학년에 진학하면서 나이에 따른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고 있는 지에 대한 고민. 입학률은 높아졌지만, 중퇴하는 아이들이 여전한 데에는 학업을 포기해야 만 하는 물리적 환경 외에도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어서이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 읽기 쓰기 학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교사의 역량을 먼저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
무엇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이에 맞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등 적절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과 학습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아동의 관점에서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접근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계속해서 묻고 연구했습니다.
이제는 교육의 질에 집중할 때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지역개발 사업을 펼치는 월드비전은 아동의 복지(Child wellbeing) 가 향상되었다는 것을 측정하는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6세에서 11세 아동들은 초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아이들이 생활에 필요한 읽기와 쓰기, 산수 교육을 받아야 ‘최소한의 아동 복지’의 기본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월드비전 사업장에서는 보통 5년에 한 번, 아동의 독해 및 쓰기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문해현황조사’를 통해 아동 복지 향상 결과를 모니터링하여 사업의 진척도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
글자를 넘어 세상 읽기 1
- 학교짓기가 교육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글자를 넘어 세상 읽기 2
- 에티오피아 아이들의 공부방 Reading Camp
글자를 넘어 세상 읽기 3
- 아이부터 어른까지 읽고 쓰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