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키아리 증후군, 척추이분증, 뇌병변 1급을 앓고 있는 유진이(가명). 하지만 어려운 형편 탓에 제대로 된 정밀검사나 재활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성장 마저 멈춰버린 상태였습니다. 유진이의 오빠들은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흔한 학습지 하나 해볼 기회 없이 늘 바쁜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어리광을 부리기 일쑤였습니다.
세 남매에게 부모 역할을 잘 못한다는 죄책감과 경제적 어려움에 절망하던 때, 한겨레 신문과 월드비전의 나눔꽃 캠페인이 시작되고 많은 후원자님들의 손길이 전해졌습니다. 그 후 1년, 다시 만난 유진인 어떤 모습일까요?
5살이 된 유진이는 키가 훌쩍 자라있었습니다. 일반 분유보다 4배 이상 비싸서 먹지 못했던 특수분유를 먹기 시작한 덕분입니다. 가장 기쁜 소식은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유진이에게 꼭 필요한 ‘자세교정기’가 생겼다는 것.
“유진이는 한번의 수술로 나아질 수 있는 병이 아니라, 꾸준한 검진과 물리치료가 필요해요. 근육이 굳지 않고 더 상황이 나빠지지 않도록 유연성을 유지시켜야해요. 그렇다보니 늘 비용부담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한시름 덜었어요.”
가래를 빼는 석션기, 석션 카테타, 식염수 등 일회용 의료소모품도 넉넉히 구비됐습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도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죠.
“얼마 전 물리치료실 선생님이 유진이가 이렇게 밝게 웃는 건 몇 년 사이에 처음 본다고 하더라고요. 월 1회씩 받는 정기검진 때도 조금씩 좋아지는게 보이고 근육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주 조금씩이지만 좋아지고 있다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유진이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웃음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유진이의 치료 때문에 엄마, 아빠가 집을 자주 비우다 보니 집에 방치되곤 했던 유진이의 초등학생 오빠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어요. 다시 만난 형제는 나란히 앉아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의 위인전을 읽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북클럽 선생님이 와서 함께 책을 읽어요. 둘째는 올해 학교를 가야해서 한글을 다 익혀야해서 걱정이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집에서 인터넷 교재를 열심히 봐요.”
어둡기만 하던 유진이 엄마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집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유진이네 가족에게 손 내밀어 주신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유진이네 가족이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