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부룬디 말라리아 긴급구호 (2016년 8월 24일 기준)

현지상황 –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그 애의 이름은 알라인(Alain, 8살)(가명)이었어요. 하루는 고열에 신음하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입원 날짜를 받아서 집에 돌아왔는데, 밤이 되자 갑자기 아이의 상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어요. 결국 다시 병원에 가기로 했지만, 아이는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어요.”

“저는 우리 아이가 말라리아와 가난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선 모기장을 치고, 더러운 물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어요. 다만 정부에서 지급받은 모기장은 이미 낡을 대로 낡은 데다가 쥐가 물어뜯어 구멍까지 나 있지만, 매일 끼니를 챙기기도 힘든 상황에서 모기장을 새로 살 여력이 없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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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로 세상을 떠난 알라인(가명)의 어머니 이네자(가명, 가운데)와 남은 아이들(사진출처:월드비전)

말라리아로 소중한 아이를 잃은 슬픔은 비단 어머니 이네자(가명)만의 일이 아닙니다. 현재까지 부룬디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백60만 명의 인구가 말라리아에 감염되었고 2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말라리아 위기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엘니뇨와 기후변화로 야기된 홍수와 빈곤, 식량위기는 말라리아의 감염 속도와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월드비전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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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자원봉사자 디오메데가 자신의 집에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치료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월드비전)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남자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그의 이름은 디오메데(Diomede Ndayisenga), 마을의 보건의료 자원봉사자입니다. 디오메데는 자신이 살고 있는 부룬디의 카루시(Karusi) 마을에서 말라리아, 폐렴, 설사를 진단하고 치료약을 처방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아이가 아파하는 기색을 보이지 마자 디오메데의 집으로 뛰어갔어요. 특히 요샌 말라리아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저도 우리 아이를 잃진 않을까 너무 걱정되고 무서웠는데, 다행히 마을 안에 가까이 살고 있는 그의 집에서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디오메데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아이 어머니의 경험담입니다.

카루시 마을의 디오메데처럼 월드비전은 통합사례관리(ICCM)를 통해 각자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게 될 521명의 보건의료 자원봉사자를 양성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이들에게 치료받은 마을 사람들의 수가 약 9만 명에 이릅니다. 디오메데 역시 과거 마을의 모습과 비교해볼 때 월드비전의 사업이 시작된 이후로 상황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은 아플 때 마을에 있는 주술사를 찾아가곤 했어요. 물론 어떤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지도 못 했고요. 한편 보건소는 인력이 항상 부족해 보건소를 찾은 환자들은 정말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말라리아는 간단한 테스트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고, 환자 한 명 당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5분이면 충분합니다. 제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보건소까지 먼 길을 갈 필요가 없어지자 마을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저희 집으로 먼저 찾아오게 됐습니다. 덩달아 보건소의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편리하게 보건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오메데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 때문에 힘들지는 않냐고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다만 마을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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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말라리아 진단기준에 따라 주민들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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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말라리아 진단기준에 따라 주민들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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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고, 진단이 끝나자마자 바로 약이 받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사진출처:월드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말라리아에 대처하기에는 치료약품과 의료장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월드비전은 지역 정부 및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해 해당 물품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말라리아의 추가적인 확산을 방지하고 빠른 치료를 위해 살충제 분포(IRS), 모기장 분배(ITN), 산모 말라리아 예방치료(IPT), 위생관리에 관한 주민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 월드비전 대응

이미 말라리아로 인해 2,279명의 부룬디 아이들과 주민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재까지 약 4백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정도 추세라면 연말까지 감염자가 9백만 명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모기장과 치료약 등 간단한 조치만 한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을 아이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부룬디의 아픔이 외면받고 있는 이때, 이들이 고통스러운 말라리아 감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후원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 긴급구호 정기후원금은 전 세계 각지의 시급한 재난 지역의 대응 사업에 쓰입니다.

긴급구호 정기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