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온 모야모야 병으로 몸이 마비되고 말하는 법조차 잃어버린 현지에게는 작은 몸을 누일 보금자리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여름에는 곰팡이가 피고, 겨울에는 고드름이 달리는 열악한 환경의 비닐하우스에서 현지네 가족은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암담한 현실 속에 웃음조차 말라버린 그때 현지를 위한 월드비전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후원자님들의 사랑으로 현지는 이제 환하게 웃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 꽃이 만개한 날 현지를 다시 만났습니다. 밝고 천진한 모습으로 달려와 안기는 현지의 모습은 작년에 만난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게 변해있었습니다.
밥 한 술도 씹기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뛰어노는 현지는 불과 몇 달새 사랑스러운 꼬마숙녀로 자랐습니다. 현지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 집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요즘 현지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사랑해, 미안해’ 등의 표현을 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합니다. 또 최근 바뀐 머리스타일이 잘 어울려 친구들이 “예쁘다”고 하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을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었다고 해요. 아침마다 엄마, 아빠를 재촉할 정도로 어린이 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현지에게 오늘은 또 어떤 신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후원을 받기 전, 현지네 가족은 집안에 번식한 세균이 눈에 보이고, 씻으려면 지독한 추위에 벌벌 떨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의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월드비전 캠페인 이후, 안전하고 편한 보금자리가 생겼습니다.
“좋지 않은 것이 없어요. 우선 현지를 괴롭히던 오랜 기침, 가래가 똑 떨어졌어요.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여름이 다가오면 비바람과 벌레, 들쥐 때문에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어요. 어제도 비가 많이 왔는데, 비 오는 소리도 없고, 너무 조용하고 편안합니다.”
뿐만 아니라 후원자님들의 사랑으로 중요한 시기에 재활/물리치료 및 신경외과 진료를 받게 되어 신체의 틀어짐을 막고 불안정하던 걸음걸이를 교정하는 등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 학습/언어치료를 시작해서 “엄마, 아빠, 멍멍, 네” 등 조금씩 말로 표현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말문이 트여가는 현지를 보며 엄마는 현지와 나눌 모녀간의 대화를 상상하며 설렙니다.
“병원에서 모야모야 병을 앓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 언제 어떠한 치료를 받았느냐에 따라 그 경과가 많이 달라요. 만약에 후원자님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우리 현지도 저렇게 되었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울음). 후원자님들 덕분에 우리 현지가 좋아질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 현지가 이렇게 도움을 받고 보니, 모금방송을 주의 깊게 보게 되더라고요. 현지보다 더 아픈 아이들도 있는데, 현지가 이렇게 받아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후원자님들께서 보내 주신 따뜻한 마음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과 해외의 아픈 아이들이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창 성장 중인 현지가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 개선된 환경에서 더욱 환하게 웃을 현지를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