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가 못하는 게 없어!”, “어디 선머슴 같이 하고 다녀?”
요새는 우리 사회에서 듣기 힘든 말이 되었지만, 십 수 년 전만 해도 어른들은 왈가닥 여자아이들에게 이렇게 꾸지람을 하시곤 했습니다. 여자아이라서 얌전해야 하고, 여자아이니까 수줍어야 하고,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남자아이랑 똑같이 행동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지금보다 많았죠.
그런데,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는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남자아이와 다르게 대우 받고, 많은 것을 제한 받는 소녀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지난 15년 간 전 세계는 절대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함께 노력했습니다. 바로 새천년개발목표(MDGs) 입니다. 2015년에 달성시한이 끝나는 이 목표를 이어 갈 새로운 목표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는 지난 15년 간 달성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고 평가 했습니다.
세계의 절대빈곤을 반으로 줄이는 것과 초등학교 입학률에서 놀라운 진전을 보였지만, 이 성과가 여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나 봅니다. 지금도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여아들이 전 세계적으로 6,300만 명이나 되는 가운데 읽고 쓰지 못하거나 학교를 중퇴하는 학생의 대부분이 여자아이라고 합니다.이렇게 남녀 간에 교육 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여자 아이들이 가사를 돕거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합니다. 학교에 보내봤자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졸업을 해도 역량 있는 성인이 될 확률이 남자보다 낮기 때문에, 집이 가난 할 경우에 아들보다는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여아가 학교를 중퇴하는 데에는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 없는 이유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생리기간이 되면 생리대를 사용하지 못하고 짚 등을 사용하는데, 화장실도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 출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이러한 이유로 소녀들은 학교에 결석하고, 잦은 결석은 학교생활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중퇴로 이어지게 합니다.
또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는 조혼 풍습은 소녀들이 중등학교 이상으로 학업을 이어나가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므로 심각하게 건강을 위협하여 모자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 가정을 이끌고 미래 세대를 양육하는 훌륭한 어머니가 되고, 가슴에 품어왔던 자기만의 꿈들을 펼쳐 나가야 할 아이들. 좋은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자라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포기해야 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소녀들이 겪는 이러한 어려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지난 15년간 우리가 놓쳤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국가와 단체들은 소녀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정부도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을 발표하여 향후 5년 간 소녀들의 교육과 보건, 역량강화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월드비전은 여자아이들이 겪는 조혼, 여성할례, 조기임신, 여성폭력, 인신매매 등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폭 넓게 진행하고 있고, 특별히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을 통해 소녀들이 건강과 배움의 기회를 얻고 역량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데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똑 같은 기회를 갖는 세상, 더 이상 여자아이라서 못 하는 것이 없는 세상. 우리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이뤄갈 수 있겠죠?
글/사진. 옹호팀 강혜빈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