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4월의 어느 날, 따사로운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따듯한 김재옥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미얀마 미야난다르 지역 225명의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배움터를 선물한 김재옥 후원자의 신나는 ‘나눔’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재옥입니다. 현재 나이는 62세. 중∙고등학교 교사로 교직에 37년 근무하다 2014년 8월, 교장으로 근무하던 중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지금은 새로운 제 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2. 어떻게 월드비전과 만나게 되셨나요?
월드비전과의 첫 인연은 8년 전 에티오피아 아동과 국내 아동을 후원하면서부터 시작되었어요. 그때 시작된 인연이 이렇게 길게 이어질 줄은 생각지 못했네요.(웃음)
3. 평소에 ‘기부’나 ‘후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교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던 중, 어느 순간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나의 삶에서 실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준 가족과 이웃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세상 전체에 대해서도요. 그런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세상에 보답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때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TV에서 힘들게 일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보고 그 아이들에게 자그마한 행복이라도 전달해주고픈 마음이 들었고, 그때부터 내가 가진 것 중에 작은 부분부터 나눠보자 하는 마음으로 여러 단체의 기부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버는 1/10은 항상 다른 사람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사용되도록 실천하고 있어요.
4. 많은 NGO들 중에 월드비전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단 한 가지, 전문성을 보고 결정했습니다.
학교 건축을 결심하고 나서 여러 기관에 문의를 했었어요. 제 3세계에 학교를 건축하려고 결정하고 나니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점이 많이 생겼어요. 월드비전은 제가 하나를 물어보면 둘을 답해주고, 둘을 물어보면 넷을 답해줘서 제가 막연히 갖고 있던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고, 미얀마에 학교 건축을 진행할 만큼 믿음을 주었어요. 1년짜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6개월이 지난 후 중간보고 사진과 사업 내용을 받아 보았는데, 제가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던 예쁘고 아담한 학교의 모습과 거의 비슷해서 그 이후로는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더라고요.(웃음)
5. 큰 금액을 한 번에 후원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후원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후원 계기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겼다기보다는, 서서히 결심이 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인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길에서 아이들이 강아지, 돼지와 함께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물 찌꺼기를 먹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경험과 함께 TV에서 나오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특히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 아이들이 도르래로 강을 건너면서 학교를 다니는걸 보고, 교육과 관련된 후원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실제로 후원을 하게 돼서 무척이나 기쁘고요.(웃음)
6. 학교 건축 후 완공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계기가 있으셨나요?
제 기부 조건 중 강력한 요청사항 중 하나가 완성된 학교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었어요. 저의 성격이기도 하고 교직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모든 일에 있어서 사후 체크를 진행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요. 실제로 완공된 학교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고, 내가 후원한 학교로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것만큼 제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나를 위해서 욕심을 낸 거죠.(웃음)
7. 실제로 사업이 진행된 현장을 방문했을 때 느낌은 어떠셨나요?
학교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이 제일 많이 떠올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학교가 훨씬 예쁘고 단단하게 지어져 있었거든요. 준공식 행사가 끝난 후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하는 마을 잔치가 있었는데 잔치에 모인 사람들을 제각각 춤을 추고, 웃음을 가득 머금은 표정을 보니 ‘아! 이분들이 학교가 새로 건축된 것에 대해 정말로 기뻐하고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만의 기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을의 기쁨으로 생각해주는 마을 사람들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요(웃음)
8. 학교를 기증받은 미얀마 학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는지요?
저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년시절에 삶에 대한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쁘고 단단하게 지어진 학교의 모습처럼 아이들이 학교생활 가운데 행복함을 느끼고 저마다의 꿈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에도 아이들에게 ‘여러분들 꿈을 가지세요! 지금 성적이 나쁠지라도, 무엇인가 잘못했을지라도, 기죽지 말고 각자 저마다의 원대한 꿈의 씨앗을 하나씩 품으세요!’ 라고 얘기했어요. 그리고 함께 참석한 아이들의 부모님에게도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때 함께 만났던 학부모님들의 눈빛이 아직도 많이 기억이 나네요.
9. 후원자님은 꿈을 이루셨나요?
네. 제 3세계에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평생의 꿈이 실현되어 너무 행복해요. 꿈을 실현시킨 지금의 바람은 제가 죽을 때까지 또 다른 꿈을 계속 꾸면서 지체 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0. ‘후원’, ‘기부’, ‘나눔’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권유의 말을 해주신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학교를 짓겠다’고 말하니 그 엄청난 일을 어떻게 할거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사실 저도 5,000만 원이 모이기 전까지는 자신이 없었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어려워지면 ‘학교 옆에 조그마한 놀이터 하나 만들 수 있게 요청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작하니까 되더라고요. 후원금을 모으는 과정 중에 중단하지 않고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겼더니 어느새 학교 건축이 가능할 만큼의 금액이 모여 있었어요. 저는 너무 겁먹지 말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작은 사소하고 작을지 몰라도 그 과정 가운데 얻으실 수 있는 게 많이 있을 거예요.
11. 나에게 나눔은 이다
저에게 나눔은 ‘신남’ 이에요. 살면서 제 자신이 좌절하거나,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제가 실천하고 있는 나눔을 생각하면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생기곤 했거든요. 그런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나눔은 제 삶에 둘도 없는 ‘삶의 에너지’입니다.
한 시간 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미얀마 아이들을 말하던 김재옥 후원자의 생생한 눈빛이 잔잔하게 마음을 울렸습니다. 김재옥 후원자가 말하는 삶의 에너지 ‘나눔’.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각자 가진 작은 부분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눠 보는 게 어떨까요?
분명 작지만 큰 변화가 여러분의 봄을 더 따듯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글. 오세용 디지털마케팅팀
사진. 오세용 디지털마케팅팀, 이신혜 기업/특별후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