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하얀 눈이 내리던 2015년 11월 말, 저는 아프리카 말라위의 쳇사, 음페레레 사업장에 방문했습니다. 두 사업장 모두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두 시간 반 정도 거리로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서야 도착했습니다. 이 곳에서 보석 같이 빛나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는 어머니들을 만났습니다.
세상 모든 엄마들의 소망
내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전세계 모든 엄마들의 소망이자 바람일 것입니다. 말라위의 시골마을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마음 또한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월드비전은 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부모들을 돕기 위해 양육자 모임(Care Group)을 조성하여 아이들을 키우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성장하는지, 설사, 고열 등 각종 증상이 있을 때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매뉴얼을 현지어로 제작하여 지원합니다.
구하기 쉬운 식재료로 아이들에게 영양 죽을 만들어 먹여요.
월드비전은 PD Hearth 모델*을 활용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 재료로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어머니들은 집에 있는 식 재료를 조금씩 가지고 마을 공동 부엌에 모여 일 주일에 두 번씩 아이들에게 먹일 영양 죽을 조리합니다. 마을에서 구하기 쉬운 땅콩가루, 호박 잎, 옥수수가루와 물을 적절히 배합하여 만든 간단한 죽이지만 영양가는 으뜸입니다. 아직 죽이 식지 않아 뜨거울 텐데 아이들은 호호 불어가며 맛있게 먹습니다. 죽을 먹은 후에는,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해 망고 등 과일을 꼭 챙겨 먹습니다.
PD Hearth (Positive Deviance/Hearth) 모델이란?
지역사회 내 영양실조 아동을 가정 안에서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기반의 ‘영양 식습관 교육’ 모델입니다. 어떤 어머니들은 제한된 자원과 환경 내에서도 아동의 영양을 좋은 상태로 유지시킵니다. PD/Hearth 모델은 이러한 사실에 착안하여 빈곤한 지역사회 아동이지만 보호자가 아동에게 유익한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아동 사례를 연구했습니다. 그로부터 도출된 식이 및 식습관에 대한 정보와 행동양식을 같은 지역사회 내에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이 있는 가정으로 전파하여 영양실조를 해결하는 모델입니다.
영양 죽을 먹고 건강해졌어요.
음페레레 사업장에 사는 에스더(8세)는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갓 태어났을 때 쌍둥이 오빠보다 훨씬 작고 약했는데 영양 죽을 먹고 건강상태가 호전되었고, 지금은 오빠보다 키도 훨씬 큽니다. 에스더는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에스더의 꿈이 꼭 이루어지도록 함께 응원해 주세요!
글/사진. 김미정 지역개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