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사람 사이에 월드비전 식수사업이 있다.
오늘 하루 전 세계 사람들은 얼마만큼의 물을 사용했을까? 그 중에 내가 사용한 물은 얼마나 될까? 2012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물소비량은 하루 275L에 이른다. 18.9L의 생수통 15개 정도의 양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청바지를 만드는 데 약 11L. 오늘 마신 500ml 생수 1병을 만드는데 3L의 물이 필요하다. 이렇게 우리는 스스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쓰며 산다. 그런데 모두가 똑같은 건 아니다.
북반구의 물 부족 인구는 약 천 만 명, 남반구는 7억 7,300만 명이다. 서구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아기는 남반구 아기에 비해 평균 40-70% 많은 물을 사용한다. 물 사용의 불평등은 죽음과도 직결된다.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는 물과 연관되어 있다. 전 세계 물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아동의 수는 하루 평균 1,440명에 이른다. 이 아이들의 물에 대한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월드비전은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식수 캠페인을 진행한다.
물이 필요해요
잠비아 남부 심와미 마을의 어린 니베쉬에게 물을 길어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혼자 다니는 여자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을 길으러 갈 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열한 살 아이가 무서워하는 건 당연하다.
니베쉬의 엄마도 외딴 강가나 시내에서 수상한 무리에게 공격당하는 여자들의 비명을 여러 번 들었다. 그렇다고 물을 포기할 수도 없다. 마을엔 우물이 없기 때문이다. 여자와 아이들은 마실 물을 구하러 염소, 돼지들이 물을 마시는 개울을 찾는다. 목욕이나 빨래를 위한 물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생명을 지키는 물, 물을 지키는 월드비전
이 땅의 누구라도 햇빛과 공기를 차별 없이 누리듯, 물도 그래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사업은 더 견고해져야 한다.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식수협회와 인도주의 기관 WSA(Water and Sanitation for Africa)는 가나 아프람플레인스 지역의 우물 1480개를 연구했다. 그중 898개의 우물이 월드비전을 통해 설치된 것이었다. 연구 결과 월드비전이 설치한 우물은 80%가 20년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높은 지속력을 증명했다.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조사 담당자 올굿 씨는 현지 식수위원회 사람들에게 우물이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이 우물은 우리 거예요.” “맞아요. 우물을 지원해준 건 월드비전이지만, 이제 이 우물의 주인은 우리예요.”
월드비전이 설치한 우물이 높은 지속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월드비전은 식수사업을 진행할 때 마을 주민들로 위생·보건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위원회에서는 십시일반 식수 사용 요금을 걷고 못쓰게 된 우물을 고치는 일을 담당한다. 그리고 월드비전은 이 위원회가 우물을 수리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과 교육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우물이 설치 후 1년 안에 못쓰게 된다. 주민들이 우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자원이 없을 경우 우물은 제 기능을 잃고 쓸모없는 구덩이로 전락해버린다. 그래서 월드비전의 식수사업은 초기부터 월드비전이 없어도 주민 스스로 깨끗한 물을 지킬 수 있도록 설계된다.
물에 대한 아이들의 권리를 위한 월드비전 식수 캠페인
깨끗한 물은 전 세계 설사병 사망자를 1/4로 줄일 수 있다. 위생 상태를 개선하면 사망자를 1/3로 줄일 수 있다. 지금도 매일 20초마다 한 명의 아이가 안전하지 못한 물 때문에 세상을 떠난다. 월드비전이 전 세계 후원자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세상은 모든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누리는 세상이다.
그 풍성한 삶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지켜주고 싶다. 물이 그 하나다.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월드비전은 지구촌 모든 아이들의 물에 대한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식수 캠페인을 진행한다. 우리에겐 너무 가까운 물, 어떤 아이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는 물, 그 사이를 메우는 역할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