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안에 폭 파묻혀있는 스와질랜드는 일부다처제로 3명의 왕비를 거느리는 왕이 통치하는 국가이다.
스와질랜드는 인구대비 에이즈 보균자 수가 인근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아서 인구의 30%가 에이즈로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상당 수가 아이들이고, 아무런 죄 없이 부모로부터 에이즈를 물려받은 터라,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에이즈 고아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본래 아동이 고아가 되면 자연스레 친척들이 그 아이의 보호자가 된다. 하지만 서구문명의 유입으로 아프리카 대가족 체제의 문화도 한국처럼 핵가족화되어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많은 아이들이 고스란히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여 월드비전과 함께 질병과 장애가 있는 자국 내 아이들을 위해 각 마을마다 “아동보호시설” Neighborhood Care Point (NCP)을 만들었다.
보호시설에 들어가면 세살배기 아이들부터 취학을 앞둔 6살 무렵의 아이들을 4-5명의 마음이 넉넉하신 스와질랜드 아주머니들(NCP Caregiver)이 무보수로 두 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마을의 아동보호시설은 식사해결과 정규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역할 등 아이들을 보호하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동의 두 끼 식사는 우리나라의 한끼 밥상이 아니라 소박한 옥수수 죽이다.
마침 내가(월드비전 한국 담당자) 마을을 방문했을 때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옥수수 죽을 만들고 있었다. 땔감을 충분히 넣고 솥을 뎁혀 그 안에 빻은 옥수수와 물을 조금 넣은 후 한시간 남짓 위아래로 저으면 걸쭉한 옥수수 영양죽이 된다.
겉보기엔 쉬운 작업 같아도 왠만한 힘 아니고선 젓기도 힘들다. 시간에 흘러 옥수수 죽이 넘쳐 흘러 넘치기 시작하자 아주머니가 갑자기 손으로, 그것도 맨손으로 그 뜨거운 솥단지의 죽을 닦았다.
내 눈이 휘둥그레 지는 걸 보고 함께 동행해준 직원왈, “진정한 아프리카 여성은 손을 데지 않아요” 라며 오히려 날 안심시켰다.
그 용감한 모습에서 비록 작은 몸짓이지만, 아프리카 여성들의 자기희생과 가정을 먹여 살리기 위해 터득한 강인한 생존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마들란감피시 지역이 워낙 곡식이 나지 않는 메마른 지역이어서 주식으로 먹는 옥수수 가루를 국제식량기구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그런 귀한 옥수수 가루여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낭비해선 안된다는 인식이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다같이 모여 기도한 후 아주머니는 고사리같은 아이들 한명 한명의 손을 씻긴후 옥수수 죽을 나누어주었다.
‘내 눈앞에 펼쳐지는 이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나도 모르게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식량부족으로 인해 당장 내 가족 끼니조차도 넉넉하지 않을텐데…’
고아들이 많은 스와질랜드에서는 이런 아주머니들의 나눔 속에서 부족함 속의 또 다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월드비전은 후원자님들의 사랑의 손길들이 모아져서 올해 에이즈 고아들과 장애아동들을 위해서 마들란감피시 지역에 17개의 아동보호시설의 건축을 지원하고 봉사자 아주머니들에게 센터 앞에 텃밭을 가꿔 그 텃밭에서 기른 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그 이익금으로 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아주머니들을 훈련시키고 지원하고 있다.
봉사자 아주머니들의 사랑의 손길 – 그 검은 마이다스의 손이 바로 스와질랜드 9만 6천 에이즈 고아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
(출처: SOWC 2008)
#스와질랜드 마들란감피시 사업장 자세히 보기
사업지역 | 마들란감피시 지역개발사업장 (Madlangamphisi AD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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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 2005. 10. 01 ~ 2020. 09. 30 |
총 수혜자 수 | 20,000 명 |
글/ 사진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안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