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장 직원의 이야기 1
어느새 12월이 되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월드비전 해외사업장은 더욱 바빠집니다.
‘성탄절이 되면 우리 아이 홀로 쓸쓸하진 않을까’하는 염려에,
새해 가 되면 학교에 다니게 될 윌 아이를 격려하고 싶어서,
41만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성탄/새해선물금’ 전달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성탄/새해선물금’을 보내면 어떻게 아이에게 전달되나요?”
“아이들이 받는 선물은 어떻게 결정하는 거예요?”
“크리스마스에 선물로 뜬금없이 왜 옥수수를 받았을까요?”
“아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신발을 받았다면서 사진이 왔는데, 너무 큰 사이즈의 신발을 들고 있어요! 왜 그런가요?”
후원자들의 궁금한 목소리에, 늘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돌보며 가장 필요한 선물을 직접 전달하는 ‘해외 사업장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한국 월드비전(WVK)의 해외 지역개발사업장(ADP) 아동 결연업무 담당 직원들
Q. 각 사업장마다 선물이 다르잖아요.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들을 전해줬나요?
럭키 미얀마하면 덥고 습하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리 사업장은 만달레이(Mandaley)란 곳에 있는데, 이 곳은 날씨의 변화가 아주 심하거든요. 더운 여름만큼 겨울은 매우 추워요.
그래서 우리는 작년 성탄절 선물금으로 자켓, 이불, 모자, 양말 등을 아이들에게 선물했지요. 덕분에 아이들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잘 보낼 수 있었어요.
찰스 은시마(Nsima)라고 아세요? 옥수수가루를 이용해서 만들어 먹는 말라위의 주식이예요. 하루에 2번, 점심과 저녁으로 은시마를 먹는데, 말라위에서는 우기가 시작되는 11월부터 옥수수를 구하기가 힘들어진답니다. 그래서 3월이 될 때까지 하루에 한끼만 먹거나, 굶는 사람이 허다해요.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이 굶지 않도록 각자 50kg의 옥수수와 비누도 함께 선물했어요.
캄팜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너무 많았어요. 지역사회 대표들을 모아서 함께 회의를 열었죠. 결국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신발로 결론이 났어요. 잠비아엔 교복처럼 학교에서 신는 신발이 있는데, 그 신발들을 선물했답니다.
Q.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서 사업장이 속한 구역을 총 5개로 나눠서 선물을 전달했거든요. 선물을 나눠주는데 총 3일이 걸려서 힘들긴 했지만,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부모를 보니 기뻤어요.
리세일(Lisale) 이라는 지역에선 재밌는 일도 있었죠. 선물이 꽤 크고 무거워서 아이의 부모에게 주려고 하니까 아이가 자기가 들겠다고 우기더니만, “kundipingiya cha munganilya”(내 선물 들고 가지 마세요. 다 먹어버릴 거잖아)라고 외쳤어요.
찰스 너무 귀엽네요. 전 선물을 전하면서 같이 울었어요. 정말 가난한 가정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특히 국어와 공놀이를 좋아하는 열두살, 레나키(Lenaki)는 부모님도 돈을 벌어올 수 없는 상황인지라 집에 아무것도 없는 때에 옥수수를 받고 울어버렸거든요.
럭키 마을 주민센터와 사업장 사무실에서 선물들을 나눠주는데 1주일이 걸렸어요. 바쁜 일정이었지만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미 저희도 너무 기뻤죠.
그 중에 매우 가난하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여자아이가 있는데, 아이는 상처에 감염되어서 종합비타민과 건강보조식품도 매달 받고 있어요. 수입이 거의 없는 할머니는 손녀가 꼭 필요한 것을 자기 대신 선물해 줘서 고맙다며 행복해햐셨죠.
한국의 후원자님들 덕분에 손녀도 할머니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어요.
“월드비전 직원분이 제 앞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이 와있다고 전해주셨을 때 정말 뛸 듯이 기뻤어요!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그 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요.”
- 10살, 메무나 잔네
“아!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시다니! 후원자님의 선물을 통해 저의 가정이 이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 정수 필터를 선물 받은 12살, 사헵 알리
Q. 현지에서 선물을 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캄팜바 제가 먼저 말할께요. 대부분 월드비전 사업장이 그렇겠지만, 저희도 지방에 떨어져 있고 또 외진 곳이거든요. 주변에 학교 신발을 파는 곳이 없어서, 수도 루사카까지 차로 16시간을 가야만 했어요. 아이들의 신발 치수가 대부분 비슷해서 같은 사이즈의 신발을 여러 켤레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구요. 다른 시장들도 돌고 돌아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본인 사이즈보다 큰 신발을 받은 아이들도 종종 있어요.
처음 신발을 신게 된 어떤 아이는 부모님이 발사이즈를 잘못 알려줘서 너무 큰 신발을 받은 경우도 생겼죠. 잠비아엔 중국신발이 들어와 있는데 표시된 숫자와 다른 경우도 종종 있더라구요.
안타까워하시는 후원자님들의 문의를 받고 저희도 너무 죄송했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경을 써서 후원자님과 아동들에게 모두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찰스 우리는 그래도 1시간 차를 타고 살 수 있었어요. 347명의 아이들에게 전해줄 옥수수의 양도 꽤 많아서(약 18톤) 3명의 직원이 함께 갔지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옥수수를 구하기 힘든 때 인지라 이때 옥수수는 평소보다 가격이 더 비싸요. 왠지 같은 옥수수인데 비싼 값을 치르니까 그게 좀 억울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이거니까 눈물을 머금고 살 수 밖에요.
럭키 물건을 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견적서와 같은 서류 작업이 좀 오래 걸렸죠. 한국 후원자들에게 받은 선물금을 어떻게 썼는지 알려드려야 하니까 우린 서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상인들은 견적서에 대한 개념이 없거든요.
사업장에서 45분 떨어진 제이코(Zeycho)의 한 도매상에서 구입했는데, 견적서를 요청해서 가장 저렴하고 알맞은 물건을 살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