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장 직원의 이야기 2
Q. 후원아동카드를 받았는데 아이가 피부색이 하얗네요. 부모님도 계신다고 하고, 이 아이보다 더 어려운 아이를 도와주고 싶은데요. 특별히 제 도움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는데. 정말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후원아동으로 선정되는 거 맞죠? 제 후원아동은 어떻게 선정된 거죠?
후원아동 선정이 궁금하셨다고요?
후원아동 선정 과정을 들어봅니다.
월드비전 한국 해외지역개발사업장 (ADP) 후원업무 아동 담당직원들
STEP 1 지역주민들에게 ‘아동후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기 : 주민들의 동의 및 신뢰형성
스테판 먼저 지역주민들과 한자리에 모여 첫 만남을 가집니다. 월드비전을 소개하고, 월드비전에서 하는 아동후원사업에 대해 설명을 하죠. 한국의 후원자들과 마을의 아이들이 아동후원사업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되면 마을과 가족, 그리고 자녀들이 받게 되는 혜택과 유익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이러한 시간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워크샵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사업의 방향과 아동후원이 진행되는 데 필요한 과정들을 설명하고, 주민들이 이해하도록 하며 신뢰관계를 쌓아나가죠.
부모들은 자신들의 가난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지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너도나도 후원아동으로 선정되고 싶어해요.
테메스젠 모든 주민들이 아동후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반대 하기도 했어요.
처음 사업장을 시작하려고 할 때, 월드비전의 아동후원사업이 포교가 목적이라는 오해가 있어서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관계를 형성하기가 참 힘들었어요. 제가 속해 있는 에티오피아 하브로 사업장은 주민의 85% 이상이 비기독교인이거든요.
월드비전이 지역정부와 협력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개종을 전제로 사업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주민들이 월드비전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오해들은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었답니다.
STEP 2 기준에 따른 후원아동 선정 :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동 찾기
리고베르토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렵고 취약계층에 속한 가정의 아이들이 후원아동이 됩니다. 저희는 3~10세의 아동들 중 고아나 자녀가 많아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의 아이를 우선순위에 놓았어요.
물론 월드비전의 후원아동 선정기준에 따른 것이지요.
스테판 우리 사업장에서는 마을 주민대표로 이루어진 아동관리위원회를 조직해서 후원아동선정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했어요.
이 기준에 따라 후원아동을 일차적으로 선정을 하고 선정된 아동들을 일일이 방문하여서 아동가정환경과 우선순위가 맞는지 판단한 후, 최종적으로 후원아동을 선정해요.
이러한 과정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찾기 위해 반드시 지키고 있는 부분이지요.
한 눈에 보는 월드비전 후원아동 선정기준
13세가 넘지 않으며, 8개월 이내에 지역개발사업이 이루어질 마을의 아동이나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마을의 아동으로 다른 NGO의 후원사업에 등록되어 있지 않고, 월드비전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정기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곳에 거주하는 아동을 기준으로 합니다.
위의 기준을 바탕으로 우선적으로 후원아동이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아요.
(현지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기도 합니다)
- 각 지역사회가 정의한 취약성 기준에 드는 아동
– 가정의 빈곤 정도가 심각한 경우
–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
– 소년, 소녀 가장
– 조손 가정의 아동
– 아동의 부모나 보호자가 만성적인 질병에 걸린 경우
– 고아
– HIV/AIDS 피해 가정
– 영양결핍 아동 가정
STEP 3 후원아동의 정보입력: 정확한 아동정보 수집하기
스테판 후원아동을 선정한 후에는 직원들이 아동을 한 명 한 명 방문하여 아동의 정보를 수집해요. 카메라로 아동의 개인 사진을 찍고 아동의 이름, 생일, 형제, 교육과 건강상태처럼 중요하고 또 후원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들을 수집해서 기록합니다.
이 정보는 컴퓨터에 저장되어 관리되는데 이때 아동의 고유번호인 아동번호가 생성되죠. 우리는 후원아동들에게 *ID카드를 주고 자신의 번호를 외우도록 하는데 아동번호가 있어야 월드비전의 후원아동임을 증명할 수 있고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컴퓨터에 저장된 아동의 정보는 수도 다카에 있는 본부로 보내진 후에 한국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리고베르토 우리는 집을 일일이 찾아가기보다는 마을단위로 한 곳을 정해서 아동과 부모들을 불러 모았어요. 일일이 집에 찾아가는 것보다는 전기가 있는 곳에서 아동의 정보를 바로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었죠.
총 5대의 카메라를 이용해서 아동의 사진을 찍었고 그 후에는 후원자님들에게 보내게 될 소개서신을 작성했어요. 당시 사업장에 있는 등록아동이 모두 10세 미만이었기 때문에 아동들이 직접 편지를 작성할 수는 없어서 마을의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작성했답니다.
Q. 한 명, 한 명 아동 사진을 다 찍으려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일들이 있나요?
미헤렛 아동정보를 수집하면서 마음이 조금 어려웠던 적이 있었어요.
우리 직원이 아동의 가정을 방문해서 사진도 찍고 키와 몸무게, 발 크기 등을 재니까 월드비전이 옷이나 신발과 같은 선물을 주려고 온 줄 알고 지역주민들이 무척 기대했었거든요.
아동의 사진을 찍어가는 것에 대한 답례로 선물을 받는 줄 알았나 봐요.
테메스젠 아동사진을 찍는 작업은 정말 오래 걸렸는데 4,500명의 결연아동을 단 2대의 카메라로 찍어야 했기 때문이에요. (올해에는 다행히 카메라 2대를 더 갖게 되어 한결 수월해질 것 같아요)
한꺼번에 많은 아동의 사진을 찍다 보니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사진상태가 좋지 않게 찍힌 사진들도 일부 있었어요.
이런 경우, 아동가정을 다시 찾아가야 하고, 찾아간 날 아이가 집에 없기라도 하면, 때론 울고 싶기도 하죠. ^^
리고베르토 테메스젠도 설명했듯이 어린 아동들, 특히 5세 미만의 아동들의 사진을 찍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랍니다.
카메라를 갖다 대면 울기도 하고, 또 울지 않더라도 카메라를 제대로 보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여러 번 사진을 찍어야 했어요.
제가 기억하는 어떤 아동은 사진을 찍을 때 모자를 절대로 벗으려 하지 않았었고, 또 어떤 아동은 사진 찍히는 것이 싫어서 산 속으로 도망가기도 했어요.
STEP 4 후원아동과 후원자의 만남: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사랑이 꽃피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선정된 후원아동은 한국의 후원자님을 만납니다.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고, 힘이 되는 든든한 가족이 되어갑니다.
“처음 만났을 때 유치원생이던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후원자에게 보내는 형식적인 편지가 아닌 학교생활, 고민, 진학상담 등이 적힌 편지와 해마다 쑥쑥 커가는 아이의 사진을 받을 때 느끼는 감동이란.. (중략) 제게 이 아이는 기쁨이고 행복입니다.“(후원자, 백혜순.)
“후원자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보았어요. 아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렇게 편지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후원자님의 큰 관심과 사랑이 제게 너무나 큰 힘이 되고 있어요. 후원자님이 비록 멀리 한국에 계시지만 저희 가족인 것만 같아요.” (후원아동, 에티오피아 멜카벨로 사업장의 제우두 아제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