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 is still hungry!
인도. 1773년부터 1947년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비폭력 독립운동의 선구자로 유명한 간디의 나라이며, 카레와 탄두리 치킨이 유명하고, 수학에 강하며, IT강국으로 부상 하고 있으며, 핵무기까지 가지고 있는, 이미 개발도상국 또는 저개발국이란 꼬리표는 뗐을 것 같은 나라.
그러나!
India is still hungry!
인도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
아직도 카스트제도의 굴레 속에 상류계급은 “인간다운”삶을 살아가지만, 그 이하의 사람들은 인간의 존엄성, 존귀함과는 상반된 삶을 살아가는 인도는 아직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들에게 묘한 환상을 심어주지만 아직도 배고픈 나라 인도.
그 인도에 한국월드비전이 지원하는 지역개발사업장중 아샤딥(Ashadeep)과 빌라스푸르(Bilaspur) 사업장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가을날씨 같은 인도의 1-2월은 여행 성수기이도 해서 그런지 비행기표가 별로 없더라구요. 모니터링 출장을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도 첸나이(Chennai)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차로 라이푸르(Raipur)까지, 거기서 또 2시간을 달려 뚜르끄(Durg)라는 지역에 월드비전 아샤딥사업장이 있습니다.
인도, 신성한 소들의 거리?!
현지 사업장 직원들과 함께 사업장까지 가는 길에 길거리를 활개치는 소들이 눈에 띕니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는데요.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에지와 아밋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옛날에 시바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의 집 안팎에 항상 황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소들은 시바왕을 보호하는, 지금으로 치면 경호요원들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그게 오늘날까지 전해져서, 소를 신성시 여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소를 잡을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고, 당연히 먹을 수도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요즘 인도의 대도시에서는 도심에 돌아다니는 소를 “체포”해서 어디론가 데려간다고 하는데요, 교통흐름에 방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경찰이 소를 “체포”하려 하면, 주변 시민들이 왜 신성한 소를 어디론가 자꾸 데려가냐며 내버려 두라고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도 있답니다.
이런 이유로 가난하든 부자든 상관없이 인도의 모든 가정에서는 최소한 한 마리의 소를 키운다고 합니다. 가정의 경제안보, 물리적 안보 등의 개념으로 말이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뚜르끄 지역에서도 변방 농촌의 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에선 월드비전을 통해 MGML (Multi Grade and Multi Level)이라는 교육법을 적용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MGML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
농촌지역이라 학교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선생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MGML(Multi Grade Multi Level)이라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일종의 대안교육 입니다.
학교 아이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에는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는데요.
부모님을 도와서 일을 할 수도 있다 치더라도 잘못된 경우는 부모님(주로 아버지)은 일을 안하고 아이들을 노동 현장에 보내어 생계를 유지하는 아동노동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대를 이은 악순환, 그에 따른 가난이 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 중 하나가 MGML입니다.
놀이방식의 교육법으로 농촌지역의 아이들에 적합한 교육방법입니다. 이 학교에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있었는데요. 1학년과 2학년을 한 반에서 한 교사가 가르치고, 3학년과 4학년을 한 교사가 한 교실에서 가르칩니다. 또 다른 한 교사는 5학년을 맡구요.
농촌지역이다보니 이런 식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전통적인 교육방법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년이 다르고, 아이들의 수준도 다르구요. 선생님은 어디다 중점을 둬 가르쳐야 할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MGML을 통해 선생님이 한 쪽의 아이들을 지도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으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학교에 오는 재미를 더하고, 교사가 충분하지 못한 농촌지역에서는 이런 교육법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서 뚜르끄와 빌라스푸르, 라이푸르가 속한 차티스가르(Chhattisgarh)주에서는 점점 확대실시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네식구를 위한 1에이커(약 12평)의 텃밭
학교에서 나와 가난하고 땅 없는 한 소작농을 만나러 갑니다.
땅 1에이커를 1년동안 빌리는 비용을 월드비전에서 대주고, 가난한 농민들에게 그곳에서 농사를 지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2년차에는 2에이커의 땅으로 농사를 짓게 독려하는데, 1에이커는 월드비전이 지원하고, 나머지 1에이커는 본인이 작년에 거둔 수익으로 땅을 빌립니다.
그래서 3년차부터는 독립하여 농사를 짓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죠.
지난 1년 월드비전이 지원해준 1에이커의 땅에서 벼농사를 하여 50kg짜리 22가마니의 벼를 수확했습니다. 한 가마니는 500루삐(1루삐=25원)입니다. 일년이면 대략 우리나라 돈으로 12500원 정도 입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네 식구가 먹고 사는 것이죠.
또한 이 가정의 어머니는 월드비전의 수인성질병률을 낮추기위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안전한 식수 확보가 힘든 인도땅에서는 설사병과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많이 죽습니다.
이런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산전후의 엄마들에게 일반보건위생에 관한 교육을 시키고, 긴급상황시 사용할 수 있는 ORS(탈수로 인한 사망을 방지하는 혼합물) 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희망의 자전거
밭에서 나와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월드비전에서는 지역 아이들을 위해 자전거를 보급했는데요. 이 아이들에게 자전거는 정말 필요합니다. 학교와 집까지의 거리가 꽤 멀거든요. 대중교통수단이 잘되어 있는 것도 아니구요.
매일 7-8km를 걸어서 학교에 가야했던 아이들은 수시로 지각을 하기도 했고, 위험한 산길을 오가는 것에 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지속적으로 다니는 것을 저해하는 한 요소였던 이러한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현지 직원들이 생각한 것이 바로 자전거 였습니다.
자전거를 받은 후 아이들이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자전거 클럽을 만들어서 서로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익히기도 합니다.
인도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인도 시간 밤 10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의 밤입니다. 3시간 반의 시차가 나는 한국은 저녁 6시 30분 이겠네요. 설에도 출장으로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인도친구들과 함께 있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이 위안이 됩니다.
IT강국이다. 수학을 잘한다. 땅도 크다. 핵무기도 있다 해서 신흥 강국대접을 받고 있는 인도. 그래서 인도를 돕는다고 하면 인도가 도움을 받을만큼 어려운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많은 주변인들.
하지만, 인도는 분명 어렵습니다. 아직도 배가 고픈 나라가 맞습니다. 처참하게 가난한 인도를 보며 여행지가 아닌 인도의 일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신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은 말씀하십니다.
“우리나라 50년대 후반도 안되겠구나.”
인도는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인도 길거리에서 흔히 발견하는 쓰레기 더미에 누워있는 소처럼 놔두지 말고, 이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손 잡아 끌어줘야 합니다. 국제사회를 통한 인도 지도자들의 변화(뿌리깊은 카스트제도와 고질적인 부정부패)도 함께 촉구하는 옹호활동도 필요합니다.
월드비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작은 관심이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지구촌 곳곳의 작은 변화들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인도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
#인도 아샤딥, 빌라스푸르사업장 자세히 보기
사업지역 | 인도 아샤딥(Ashadeep) ADP | 인도 빌라스푸르(Bilaspur) AD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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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 2005년 – 2020년 (15년) |
2007년 – 2022년 (15년) |
총 수혜자 수 | 60,000명 | 40,000명 |
글. 사진/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이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