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탄자니아 커피. 스와힐리어로 “반짝이는 하얀 산”이라는 뜻의 킬리만자로를 품은 나라.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
그리고 꿈을 키워가는 우리 후원 아동들이 있는 나라.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월 입사한 후원관리팀 하경리 간사입니다. 지난 9월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 우간다, 르완다의 이웃나라이자 인도양을 면하고 있는 탄자니아에 다녀왔습니다. 탄자니아의 레이크에야시(Lake Eyasi)와 은다바시(Endabash) 지역개발사업장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국제개발이나 국제구호팀과 같은 해외사업부서가 아닌 후원관리팀에서 사업장을 방문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는 해외아동결연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에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후원자를 대신하여 업무의 진행을 모니터링하고 한국의 후원자님과 해외아동결연업무에 대한 현지 직원의 이해를 높여 함께 으쌰! 으쌰!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한국 후원자의 목소리도 전달하고, 현장의 고충을 듣고 개선하는 것은 서로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한 시간이 됩니다.
서울에서 방콕과 케냐의 나이로비를 거쳐 16시간 만에 탄자니아에 도착했습니다.
고산지대라서 인지 하얀 구름은 머리에 닿을 듯 가깝고, 파란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자연에 눈도 마음도 깨끗하게 정화되는 것만 같았어요.
레이크에야시 사업장, 그 곳엔 기린과 코끼리가 있었다.
후원아동들이 살고 있는 레이크에야시 사업장으로 가는 길, 창 밖으론 기린이 보입니다. 제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현지 직원들은 그런 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저를 신기해 했습니다. 사업장의 사무실은 응고로고로 국립공원에 접해있어 흔하게 야생동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기린과 코끼리는 이들에게 지극히 평범한 동물일 뿐인 것이지요.
레이크에야시 사업장의 후원아동
- 4살, 페트로
레이크에야시 사업장의 후원아동 페트로.
아이와 엄마는 비를 대비하여 양동이를 걸어둔 지붕이 있는 허름한 집에서 이부자리 한 켠에서 낮잠을 자는 돼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페트로는 월드비전의 후원아동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2011년 2월 이후부터 페트로의 가정방문 기록이 적힌 아동 방문 카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 장에는 아동의 사진과 이름, 아동번호가 적혀있고, 그 다음 장에는 방문날짜, 교육, 건강상태, 활동참여도, 방문한 사람의 이름, 방문목적을 적은 기록이 있습니다.
2월, 4월, 6월, 8월, 9월 이렇게 꾸준히 두 달마다 아이는 월드비전을 통해 영양 및 건강상태 등을 모니터링 받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은다바시 사업장, 모두 함께 후원아동이 되어 서신을 작성해보아요.
레이크에야시 사업장에서 두 시간을 더 달려 은다바시 사업장에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가정집에 세를 내어 사무실로 지내고 있는 월드비전 현지직원들은 가족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수도에서 많이 떨어진 외진 곳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가족보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답니다.
약 4개월을 손꼽아 기다린 아동의 편지.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를 읽어 내려 가며 ‘후원 아동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가져본 후원자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한국 후원자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저희는 현지의 직원, 마을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후원아동이 되어 편지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봉사자는 신나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요. 한국 후원자님의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고, 아동의 편지 작성을 돕는 직원과 봉사자들과 함께한 일종의 ‘편지 잘 쓰기 교육’ 인 것입니다.
아시아, 남아메리카, 다른 아프리카 나라의 아동들이 보내온 흥미로운 내용의 편지들과 다채로운 그림을 소개할 때마다 곳곳에서 작은 탄성이 나옵니다.
후원자님이 진짜로 궁금해 하는 아동의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아이들의 마음, 번뜩이는 창의력이라는 사실!
후원아동들도 후원자님에게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다만 후원자의 사랑과 격려에 대한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 뿐이죠. 글을 많이 써본 경험도 없기에 편지를 쓰는 것 자체가 낯설고, 삐뚤 빼뚤 어렵게 쓴 글씨에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한국의 후원자와 탄자니아의 후원아동 사이의 튼튼한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직원과 봉사자의 역할이 참 중요한 것이죠.
직원과 봉사자들의 노력이 모여 후원자와 후원아동의 마음이 서로에게 닿을 수 있기를!
은다바시사업장 후원아동,
모데스티의 APR 작성하기
APR은 Annual Progress Report의 약자로, 후원자들이 1년에 한 번씩 받는 아동연례발달보고서 입니다.
저희는 아동연례발달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보기 위해 후원아동 모데스티를 만났습니다.
7살 모데스티는 수줍게 우리를 맞았는데, 낯선 얼굴의 한국인들이 함께 APR을 작성하자고 했더니 마을의 봉사자와 엄마의 얼굴을 보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 전한 후원자의 마음에 아이의 얼굴에는 금세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마당에서 연필을 잡은 아이는 후원자를 위하여 정성껏 APR을 작성합니다.
건강, 학교생활, 방과 후 활동, 집 모양, 행복한 순간 등에 대해 봉사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항목을 체크하고 그림도 열심히 그려나갑니다. 마을 봉사자는 아이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작성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봅니다.
한국 후원자에게 전할 모데스티의 근황과 성장모습이 담긴 APR은 이렇게 작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의 풍성한 삶을 위하여 함께 뜁니다.
한국 후원자들을 대신하여 사랑과 마음을 전하는 직원과 봉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현장에서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한 사업장이 맡고 있는 지역이 넓고 아이들의 집집마다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자전거로 울퉁 불퉁한 길을 가다보면 장애물이 많아 넘어지는 일도 많지만, 후원자님의 정성 가득한 선물 소포가 사업장에 도착하면 어서 빨리 선물을 전달하고 싶답니다.
“아이가 기뻐할 얼굴을 상상하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져요” 라고 한 봉사자가 말합니다.
하지만 따르릉~ 직접 전화를 걸어 “지금 가요” 라고 방문을 미리 알릴 수 가 없는 현실. 무작정 아이의 집으로 찾아가는 수 밖에요.
부모님은 일하러 가고, 언니는 학교에, 후원아동은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족 모두가 부재중일 때면 봉사자는 선물을 들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없으니, 후원자님의 선물, 편지, 문의에 대한 피드백이 가끔 늦어지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하는군요.
그때였습니다. 한 봉사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V를 하며 질문을 합니다. “한국 후원자님께 궁금한 것이 있다. 후원자들이 보내는 사진에서 모두들 한결같이 V자를 하는데, 이는 무엇을 의미 하나요?” 사람들이 모두 술렁대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들 평소에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탄자니아에서 V자를 그리는 것은 상대에게 ‘Blessing, 축복’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혹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하여 승리의 V자를 그린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출장의 마지막 날 밤, 우리는 서로를 향해 V를 그렸습니다. 한국의 후원자님에게도 그리고 후원아동에게도 서로에게 축복이 더해지길,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승리의 기쁨이 가득하길 바라면서요.
탄자니아, 그 곳엔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보다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탄자니아 레이크에야시, 은다바시 사업장 자세히 보기
사업지역 | 레이크에야시(Lake Eyasi) ADP | 은다바시(Endabash) AD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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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 2010년 ~ 2024년 (총 15년) | 2010년 ~ 2024년 (총 15년) |
총 결연아동 수 | 2993명 | 3517명 |
글/사진. 후원관리팀 하경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