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천진난만했다.
인사도 하기 전에 다짜고짜 수수께끼를 내는 것이 아닌가.
“있잖아요. 세상에서 제일 큰 코가 모게요?”
난처하게 답을 찾는 중에 그 새를 못 참고 답을 준다.
“멕시코!”
이 단순한 언어유희에 까르르 웃는 남자아이.
이 아이가 바로 올해 10살, 월드비전에 600만원을 기부한 원예준이다.
♪ 이름: 원예준
♪ 나이: 10살 (2002년 7월 생)
♪ 학교: 서울 신용산초등학교 3학년
♪ 취미: 로보트 만들기
♪ 꿈: 아이디어 맨
3년 전, 아이는 결심했다
예준이가 처음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로 생각한 때는 3년 전. 교회 마당에 생수병이 주렁주렁 달린 크리스마스 트리를 봤을 때였다.
워터풀 크리스마스의 생수트리는 예준이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하루 3번 걱정 없이 밥을 먹는 자신과 달리, 하루 1번도 밥 먹기 어려운 아이들이 사는 곳이 있다니.
게다가 흙탕물을 아무렇지 않게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에 무언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 통장엔 600만원이 있다.
예준이가 명절 때마다 통장에 차곡차곡 모은 100만원.
그리고 대학등록금을 위해 따로 모아 놓았던 500만원.
심심하면 통장에 들어있는 돈을 셈하던 예준이가 어느 날, 결심을 했다.
“엄마, 나도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 넌 만원 한 장만 내면 돼.”
“아니요. 난 만원 말고 더 많이 낼래. 우물 하나를 파주면 안돼요?”
예준이 엄마(신경미)도 큰 결심을 했다.
그리고 3년에 걸쳐 굳힌 아이의 뜻에 따라 총 600만원의 돈을 기부했다.
한 아이가 워터풀 크리스마스에서 우물을 지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나, 1만원으로 생수병 하나를 산다.
둘, 그 병에 자신의 바람, 소원을 넣는다.
셋, 생수병을 트리에 단다.
이 생수병이 트리에 많이 달리면 달릴수록 더 많은 금액이 모이는 것이다.
헌데 예준이는 생수병 하나로 만족하지 못했다.
꼭 우물을 파주세요!
예준이는 아프리카에 가 본적이 없다. 아프리카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꼭 우물을 파달라고 했다.
600만원으로 장난감 로보트 6개를 살 수 있을 거라 셈하는 예준이.
어렸을 때 부터 나눔을 실천한 예준이는 어떤 청년으로 자라날까?
벌써부터 예준이의 멋진 앞날이 기대가 된다.
<워터풀 크리스마스 Waterful Christmas>
말 그래도 물이 풍성한(Waterful) 크리스마스를 의미한다.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해 각종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시아·아프리카 아동들을 위해 기획된 ‘성탄절문화 캠페인’이다.
월드비전의 뜻에 공감하는 기업, 병원, 교회, 학교가 크리스마스트리에 꾸며질 투명한 생수병을 지원함으로써 물부족 국가의 위기를 알리고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데 그 의의가 있다.
행사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아프리카 및 아시아 물부족 국가에 우물과 펌프를 파는 데 쓰인다.
글/사진. 월드비전 김자혜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