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장직원의 이야기 17
에티오피아 훌라 사업장의 아프리카 어린이날,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옹호하다.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하고 신나게 돌아와 책을 내려놓는 로미투에게 엄마가 말했습니다.
“로미투, 2년 쯤 학교를 다녔으니 이제 그만 다니고 집에서 집안일이나 해라.”
“네? 엄마, 싫어요! 친구들이랑 학교 다니면서 글자도 숫자도 열심히 배울 거예요.”
“네가 물을 길러오고 밭일을 하면 우리 가족이 조금이라도 더 먹을 수 있잖아. 여자애가 무슨 공부니.”
로미투는 고민 끝에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선생님은 로미투와 함께 어머니를 만나 여자아이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결국 로미투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방과 후에 집안일을 돕기로 하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허락받았습니다.
이것은 월드비전 어린이날 행사에 아이들이 직접 선생님, 엄마의 역할을 하며 공연한 연극 내용입니다. 아이들은 한 달 동안 준비한 연극을 정말 자연스럽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훌라 사업장의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들은 이 연극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들 극중 인물에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여 보는 듯 했습니다. 공연 후에는 다함께 여자 아이들도 꼭 교육을 시키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6월 16일은 아프리카의 어린이날입니다.
남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희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니만큼, 월드비전에서는 어린이날 행사에서 다양한 아동옹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여학생도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극을 비롯하여, 아이들이 직접 아동권리와 보호에 관한 시를 낭독하고 HIV/AIDS 예방 클럽이 포럼도 열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주민들은 대단한 관심과 집중, 박수로 격려하며 공감해 주었고 도움이 필요한 취약한 아이들을 보호하고 돕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준비한 연극과 춤과 노래, 토론으로 자신들의 권리와 아동보호에 대해 지역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아동옹호 활동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제게는 정말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주민들이 아동보호와 아동권리에 관해 다짐하고 결의한 것들이 잘 지켜져서, 훌라지역 아동들이 모두 건강하고 바르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제네트 데미시에(Genet Demissie)
에티오피아 훌라 사업장 보건/HIV 사업 담당 직원
아프리카의 어린이날은 아이들의 권리를 위한 날입니다. 흑인 차별이 극심하던 1976년 6월 1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지역 학생들이 백인들이 강제하는 언어로 수업을 하는 데 대해 반발하여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행진을 하였습니다.
시위를 하던 중 13살 소년인 헥터 피터슨이 총에 맞아 사망하였고,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흑인들이 차별에 대항하여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이 날을 기리기 위해 아프리카에서는 6월 16일을 어린이날로 정하고 아동 인권을 지키기 위한 많은 활동을 합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날, 다른 나라 아이들은 어떻게 보냈을까요?
“저희 부모님과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아프리카의 어린이날은 특별히 기념해야하는 날이라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남아프리카 지역의 많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다 희생을 당하기도 했거든요.
이날 저는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가고 친구들도 저희 집에 놀러 오기도 했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저와 저희 친구들을 위해 음식도 만들어 주셨어요. 전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같이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그러고 나서 친구들과 함께 남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사라피나>를 보러 갔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참 슬펐답니다.”
– 시에라리온 레이 사업장, 콤바
“어린이날에는 솔직히 별로 재미없었어요. 왜냐하면 그 날 대통령이 이 지역에 방문해서 하루 종일 어린이날과 아동 권리에 대한 대통령 연설만 들었거든요.”
– 모잠비크 도무에 사업장, 치카이코
“스와질랜드에서는 월드비전이 마련한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했어요. 저를 비롯한 아이들은 어려운 시를 낭송하고 무대에서 연극도 했는데, 연극은 어른들에게 성적학대를 받은 아이들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리고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어린이 의회에요. 제 또래 아이들이 아동권리 이슈에 대해서 심사숙고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웃음들이 나왔어요. 의회 아이들은 북을 치면서 교실을 조용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 스와질란드 음키웨니 사업장, 삼켈리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