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황승택 교수학습지원과장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믿는 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세상에 알리고 퍼뜨리는 데 필요한 것은 그 믿음뿐 아니라 믿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용기다.
용기를 가진 교육자,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의 황승택 장학관, 아니 황승택 후원자는 “저는 별 것 없어요” 란 말을 반복했지만 그 덕분에 나눔을 시작한 100명의 후원자가 그 용기의 증거로 남았다. 해당지역의 모든 유치원, 초·중 ·고등·특수교육에 이르기까지 정책과 교과 과정 전반을 총괄해 지원하고 결정하는 자리에서 그는 나눔과 평화교육을 외친다.
후원의 시작, 그리고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오늘
“TV에서 하는 방송을 보고 후원을 시작했어요. 학교에서 사랑의 빵 동전모으기 활동도 했지만 사실 그게 어떤 건지 잘 몰랐지요. 그러다 아프리카를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 아픈 아이를 만나고서 후원을 추가했어요.
다리도 불편하고 눈도 빨갛더라고요. 내가 아이에게 필요한 돈을 들고 매번 아프리카에 갈 수는 없지만 멀리서 힘을 보탤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월드비전과 함께하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모든 것이 고마운 거예요. 그래서 만나면 밥을 사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월드비전에서 일해도 좋겠어요.”
후원자를 만드는 열정의 교육자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일단 권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신청했어요. 처음에는 저 때문에 시작했을지 몰라도 나중엔 결국 다 자기 복이거든요. 여기 장학사 선생님들도 다 후원자예요. 교육지원청이 월드비전과 업무협약을 맺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천하는 게 중요한 거죠. 우리가 먼저 해서 기쁨을 누려야 하고 그걸 또 권하는 거예요. 권했는데 정색하고 거절한다면 그 사람이 옹색한 거지, 내가 부끄러운 게 아니잖아요. 어떤 교감선생님은 연말정산 때 항상 기부금이 0원인 게 부끄러웠다며 후원금을 내고 기뻐하더라고요. 좋은 일은 알려서 같이 하면 좋잖아요.”
아버지로 교육자로 바라보는 나눔 교육
“제가 생각하는 나눔은 교육의 모든 것입니다. 요증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아이들을 때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건 부끄러운 이야기예요. 각 학교에서 기아체험을 실시해보면 많은 아이가 그 경험 속에서 행복해합니다. 왜 그렇겠어요? 목표가 없는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목표를 심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로 인한 자살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아이는 친구를 괴롭히지 않아요. 아이와 부모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나눔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배우고, 채우고, 나누는 7인조 나눔 선생님
앞서 만난 황승택 장학관은 인터뷰 내내 박수 받을 사람들이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소개하는, 박수 받을 사람들은 바로 7명의 나눔 선생님!
이들은 배움으로 채워서 함께 나눈다는 목표로 모인 교과연구회의 일원으로 한 해 동안 특별한 뜻을 모아 착한 계모임을 꾸려온 유치원 선생님들이다.
나눔교육으로 변화하는 아이들
월드비전을 통해 4명의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는 전효진 선생님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나중에 돈을 벌면 후원부터 시작할 거라는 첫째 아들을 보며 나눔교육이 어떻게 아이들을 변화시키는지 실감한다.
“일곱살인 딸이 동전을 좋아해요. 땡그랑 소리가 좋은지 열심히 모으더라고요. 하루는 나눔교육을 받고 오더니 사랑의 빵 저금통을 동전으로 단번에 채우는 거예요. 딸아이가 가진 걸 전부 내놓는 걸 보고 아이 마음이 열렸구나, 깨달았죠.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지구 반대편 친구들 영상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울어요. 그 고통을 공감할 줄 알거든요. 사랑의 빵을 챙겨오는 아이도 있고, 시키지 않았는데 물을 아껴쓰고 밥도 안 남겨요. 나눔 교육으로 다른 교육이 함께 되는 거죠.”
나눔은 누구에게나 있는 촛불
교과연구회의 회장으로 이 모임을 끌어가고 있는 박미숙 선생님은 월드비전의 오랜 후원자인 전효진 선생님 덕분에 나눔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눔은 누구에게나 있는 촛불이라고 생각해요. 어둠 속에서 누군가 그 촛불을 의지해 걸어갈 수 있게 불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죠. 그런데 마침 곁에서 누가 하고 있으니까 덕분에 나눔을 남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일’로 삼아 실천할 수 있었어요. 저도 예전에 캄보디아에서 1달러를 구걸하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거든요. 이 아이들이 단지 굶어서가 아니라 영혼까지 정말 죽어가고 있구나, 하고요. 아들도 빈곤 이슈를 해결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부모로서, 교사로서 아이들이 나눔을 배우고 실천할 기회를 줘야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월드비전은 사랑의 빵을 들고 전국 곳곳의 유치원과 학교를 찾아간다. 지난 해 사랑의 빵이 이뤄낸 기적들을 소개하며 설득하고, 사랑의 빵을 나눠주고 또 걷어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이보다 편한 모금방법도 있겠지만 멈출 수 없는 건, 사랑의 빵이 바로 월드비전과 한국이 세상을 향해 이룬 기적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해 우리 아이들이 지구 반대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교육의 기회가 늘어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