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을 받아 다시 기부한
군산 FDC 강가람 아동과 김예순 어머니

기적을 만들어 가는 아이
-강가람 아동

“팝송을 주로 듣는 언니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는 딱히 없어요(웃음). 요즘엔 기숙사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다른 아이들은 뭔가 계획표에 맞춰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저는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막막해요.”
예상과는 달리 요즘 가람이의 가장 큰 고민은 새로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과 성적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반장을 도맡아 해오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반장이 된 가람이다운 고민이다.

차분하고 겸손한 미소가 아름다운 가람이

차분하고 겸손한 미소가 아름다운 가람이

고등학교 1학년인 가람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언니, 그리고 이제 중학생이 된 남동생. 어머니 혼자 세 아이를 키워내기엔 세상이 그리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네 식구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기적이 일어났다.
언니는 4년 전액 장학금으로 연세대에 진학했고, 가람이는 지난해 고입시험을 치른 결과, 군산시내에서 20등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내서 군산시로부터 8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가람이네는 월드비전 군산가정개발센터를 통해 후원을 받고 있는 절대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그 장학금의 일부를 다시 월드비전 군산가정개발센터에 기부했다.

하고 싶고 사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장학금을 받게 됐을 때가 중학교 생활까지 통틀어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에요. 사실 중3때 다른 학년에 비해 약간 공부를 소홀히 해서 장학금을 못 받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웃음). 김판수 후원자님이 교복도 지원해주셨고요.
저보다 어려운 아이들이 분명 더 있을 텐데 그런 가정에 도움이 되고 도움을 받았던 만큼 돌려준다고 생각하니까 아깝다거나 후회되지는 않아요.”

가람이의 꿈은 치과의사다. 엄마가 자주 가는 치과에서 환자들에게 늘 친절한 의사 선생님을 보고 롤모델로 삼았다. 가람이는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차분하고 배려심 많은 치과의사가 될 것 같다. 진짜로 일어날 것이다. 바로 그 기적이!

가람이와 군산여고 1학년 박성무 담임선생님

가람이와 군산여고 1학년 박성무 담임선생님

가람이가 바른 인품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김예순 어머니

가람이가 바른 인품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김예순 어머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했어요”
– 
김예순 어머니

“처음엔 월드비전의 후원자였어요. 그런데 상황이 나빠지면서 후원도 중단하게 되고 도리어 이렇게 저희가 후원을 받게 됐죠.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마음마저 가난해 지는 건 싫어요. 가난하다고 해서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죠.”

엄마는 자녀 셋을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고 바른 인품을 가진 아이로 자라도록 인도했다.
가람이는 어렸을 때부터 플루트를 배워서 교회에서 악기봉사를 해왔다. 오랫동안 한 악기로 연습을 하다 보니 플루트의 손을 짚는 데가 다 닳았다. 재능나눔으로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도 이렇게 저렴한 악기로 이토록 잘하는 아이는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또 월드비전 전국 복지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권리위원회 활동도 열심히 시켰다. 학교수업 대신 1박2일 아동총회에도 보냈다. 그 결과 가람이는 전북 대표로 선발돼 지난해 미국 뉴욕에 있는 UN본부에도 다녀왔다.

“봉사를 시키다 보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웃음). 장학금을 쪼개서 헌금도 내고, 가람이를 위해 플루트도 사고, 아이들 교육비로도 쓰고… 사실 장학금으로 교복도 맞추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김판수 후원자님이 또 교복을 해주시는 거예요. 30만원이 넘는 비싼 교복을.
분명 이것도 이것도 마련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있을텐데… 그런 아이가 있으면 교복이라도 지원해줘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죠.”

세 아이를 차라리 입양을 보내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는 어머니. 정말 매일매일 버텨나가는 게 ‘기적’이었다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을 열심히 뒷바라지 할 테니 건강만 달라고 기도해요(웃음). 아이들이 자라면 월드비전 후원을 시작하고 싶어요. 더 보람 있는 삶이 될 것 같아요. 상황이 정말 좋아지면 가족여행 겸 해외에 있는 후원아동도 만나러 다녀 오고 싶어요.”

아름다울’가’, 볼’람’ 볼수록 아름다운 아이. 어머니의 바람이 담긴 이름만큼 가람이는 정말 잘 자라주었다. 어머니 혼자 버는 수입은 세 남매의 교육비로 쓰기에도 모자랐고 옷 한 벌 번듯하게 해주지 못했는데 불평도 없이 어린 동생까지 돌보며 엄마 역할을 했다.

“가람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가람이가 나누는 마음을 가지면 더 큰 부자로 살 거라고 믿어요. 도움을 받은 것 이상으로 갚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아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든든한 키다리아저씨, 김판수 후원자

“사실 저 혼자 후원을 한다기보다는 개정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부터 23명의 직원까지 모두 함께 하는 거예요.
매달 1천원부터 본인이 내고 싶은 만큼의 후원금을 내고 그걸 모아서 후원을 하고 있죠. 그래서 오늘 13년째 근무하며 직원들 후원금 관리하고 계신 총무님도 함께 온 겁니다(웃음).”

가람이네가 군산가정개발센터를 통해 후원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후원을 해오고 있는 김판수 후원자는 가람이의 든든한 키다리아저씨이다. 가람이가 전북대표로 UN본부에 갈 때 직접 달러로 환전해 여비를 보탰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가람이를 위해 교복을 맞추러 함께 갔다.

가람이 앞에서 늘 아빠 미소를 짓는 김판수 후원자님과 개정정신건강의학과 직원들의 후원금을 담당하고 계신 총무님

가람이 앞에서 늘 아빠 미소를 짓는 김판수 후원자님과 개정정신건강의학과 직원들의 후원금을 담당하고 계신 총무님

“실은 제 조카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 교복을 맞추는 것을 보니까 너무 비싸더라고요. 그때 가람이 생각이 났어요. 대학에 가면 좋은 옷 한 벌 선물할 거예요.”

후원하면서 가람이처럼 좋은 친구를 만나서 매우 행복하다는 김판수 후원자님. 이런 딸을 두면 정말 업고 다녀야 한다고 말하고 가람이를 보며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딸 바보의 ‘아빠미소’다.

“직원들에게 가람이 자랑을 많이 하고 있어요. 사무실에 제 아들 사진도 안 붙여놨는데 가람이 사진은 있다니까요(웃음). 경제적인 부분을 아주 많이 뒷바라지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하면 가람이가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요?
정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람이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제가 아는 네트워크나 자원들을 활용해서 힘닿는 데까지 도와주고 싶어요.
가람이가 훌륭한 사람이 돼서 더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월드비전지 2013년 5+6월호 수록]
글. 홍보팀 김수희
사진. 홍보팀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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