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청소년 공공정책 모니터리단 MJPOP
화려한 쇼가 벌어지는 곳 한편에 선 사람들
최근 뉴스에서는 브라질 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시위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14조 5천억 원의 사상 최대 규모 월드컵 예산 때문이다. 월드컵에 집중 편성된 예산으로 인해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복지나 경제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브라질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세계 5위권 진입을 꿈꾸고 있다. 동시에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불평등 10위인 나라이기도하다. 브라질 상위 1%의 인구가 국가 전체 부의 50%를 쥐고 있다. 하위 50%의 국민들은 국가 전체 부의 10%만을 차지한다. 최하위 10%의 인구는 고작 1%의 부로 살아간다. 최근 주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생활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어른들이 살기 힘든 곳에서는 아이들의 삶 또한 거칠고 팍팍하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에 따르면 5∼13세 브라질 아동 노동인구가 전국적으로 55만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이들은 일주일 평균 17시간 일을 하고, 한 달에 고작 178헤알(약 8만5천원)을 받는다. 브라질에서는 14세부터 직업을 갖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14∼17세 노동인구는 296만3천명으로 파악됐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로 아동 성매매에 대한 우려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중 2위는 성폭행이고 피해자 대부분은 10-11세 소녀들이다. 또한 월드컵 시즌을 위해 이미 많은 11세-12세 아동들이 인신매매되고 있다고 한다. 브라질 거리아동은 20만 명에서 8백만 명까지로 추정되는데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많다. 이 아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바로 가정폭력이다. 거리의 아이들 대부분은 18세 생일 이전에 죽음을 맞는다.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목소리 MJPOP
MJPOP은 청소년 공공정책 모니터링단 (Youth Monitoring of Public Policies: MJPOP)으로 브라질 각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14-16세 사이 청소년들이 모여 아동인권 보장 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는 특별히 거리의 아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거리의 아이들과 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그들이 이야기와, 그들이 주장하는 권리를 함께 듣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거리의 아이들이 한 명의 시민으로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와 여가, 사교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한 캠페인이었다.
다양한 MJPOP의 활동을 통해 모이는 후원금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거리 아이들에게 음식과 장난감을 선물하는 데 쓰였다. 경제적 후원이 중요하지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런 활동에 동참하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통해 브라질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함께 나누고 공공정책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 청년 대회 동안 이루어진 유소년 권리 증진
MJPOP은 매일 브라질에서 수많은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어린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매년 약 8,500여 명의 아이들이 살해당하는데 특히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흑인 아이들과 주민들이 범죄에 더욱 잘 노출된다). 2013년 7월에는 2013 세계 청년대회를 맞아 브라질의 아동폭력 문제를 호소했다. 시민들에게 카드를 나누어주고 아동의 형사책임 연력을 낮추는 법령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 함께 했던 글레이스 모아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을 감옥에 가두고 권리를 빼앗는 것으로는 범죄를 줄일 수 없어요. 오히려 필요한 건 그들을 교육하고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죠. 아이들을 사회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기회를 주는 공공 정책이 필요합니다.”
당시 거리에서 MJPOP이 모은 성명서들은 그 해 8월 세계 청년 대회 국제 청년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브라질 의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월드비전의 국가 청소년 책임자인 파울로 로베르토(26)가 나고 자란 마을 역시 마약 밀매상들의 활동이 아주 활발한 곳 중 하나였다. 마약범죄의 희생양이 될 뻔했던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그는 학교마저 그만두고 방황하던 때에 월드비전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는 그저 우리 동네 다른 마약 상들처럼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죠. 저를 괴롭혔던 마약상과 더러운 경찰들을 죽도록 미워하는 마음과 곧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매일을 혼란 속에서 살았어요.”
그런 시기에 월드비전을 통해 청소년 리더십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다. 마을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사업이었다. “그 때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과도기였어요. 모든 것에 새롭게 적응해야 했죠. 가치관도 새로 세워야 했구요. 참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월드비전에서 일하면서 혼란 속 제 인생에서 다른 희망과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어요.”
이제 그는 브라질 월드비전의 MJPOP을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그들의 가족들까지 모든 사람들이 마을의 변화과정에 함께 하고 있다. 올 여름 뜨거운 월드컵의 함성에 앞서 파울로와 MJPOP은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특별한,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