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국제본부
케빈 젠킨스 총재와의 만남
“당신이 단 한명의 아이를 책임지고 돕는다면
세계를 변화시킬 순 없어도
한 사람의 삶은 바꿀 수 있습니다.”
여전히 수트보다 청바지가 편한 50대.
일 년 중 절반은 세계 곳곳의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가슴에 담는 사람.
각종 구호현장에 빠지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
아이티 지진 피해 복구 현장에도, 시리아 난민들을 돕는 현장에도, 최근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 현장에서도 그는 아이들과, 주민들과 함께 했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월드비전을 가장 앞에서 이끄는 월드비전 국제본부 케빈 젠킨스 총재.
그가 지난 2월 한국에서 열린 월드비전 국제이사회 집행위원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Q. 특별히 상임이사회를 특별히 한국에서 개최한 이유가 있나요?
한국은 월드비전 파트너십에 많은 영감을 준 나라예요. 다른 수혜국 본부에 모델이 되고 있죠. 현재 월드비전 파트너십 내에서 한국 월드비전의 기여도를 보면 3-4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그리고 이토록 크게 기여하는 주요 공여국으로 성장한 기가 막힌 여정을 걸어왔어요. 월드비전의 역사에서 한국은 매우 상징적인 나라입니다.
Q. 국제월드비전의 사업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작년의 경우 27억 달러 규모였고, 이중에서 한국은 2억 달러의 사업비를 기여했어요. 10년 전에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일이에요. 한국의 사업비 규모와 후원자 수가 크게 성장한 것이죠. 이렇게 성장하는 데에는 개인후원자를 비롯해 기업과 교회 등 한국 월드비전이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기관들의 역할도 큽니다.
Q.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국의 기부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눔을 실천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긍휼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나눔의 정신과 긍휼한 마음은 나눔을 ‘실천’하면서 점점 커져요. 나눔은 이렇게 확산되는 것이라 믿기에 적은 규모의 기부라도 아주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한국의 후원자들이 후원금 사용의 투명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이를 이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이제 어떠한 기관도 투명해지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후원자들 스스로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거든요. 월드비전은 매년 후원자 대상으로 사업보고서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행정비를 비롯한 재무 구조, 모금 규모 및 집행 규모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무성을 이행하려는 우리의 노력들이 점점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전문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은 법적으로 운영비를 15% 미만으로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한국 월드비전은 2012년 기준으로 행정비를 9.1%를 사용했습니다. 전체 월드비전을 평균으로 하면 약 18% 수준이 전 세계 지역사무소 운영비 및 지역전문가 사업비 등의 행정비로 활용되고 82%는 직접 사업비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는 여러 NGO와 비교했을 때에 매우 효율적인 편입니다. 그런데 사실 후원자들이 보다 궁금해 하는 것은 후원을 통한 아동의 삶의 변화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아동의 실제적인 변화, 그리고 효율적인 사업비 집행이라는 양쪽 측면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월드비전은 북한에서도 일하고 있죠.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 월드비전의 입장은 어떤가요?
월드비전의 목표는 정치가 아니라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는 통제하기 어려운 어려움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반드시 지속하고 싶어요. 이데올로기 등의 원칙적인 문제로 굶어가는 주민들을 외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대중이 더 큰 관심을 가지도록 이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관들도 있지만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외면하고 싶지는 않아요.
Q. 요즘 한국 젊은이들이 국제기구 진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이러한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 지 말씀해주세요.
무엇이든 멀리서 보면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죠. 분명 학생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보람 있고 멋진 면들이 많아요. 하지만 동시에 무채색의 일상처럼 느껴지는 업무들도 많습니다. 빈곤 자체가 매우 다차원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대들로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하고 이를 해결해 가는 데에는 많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 만큼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후원자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일 년 중 상당 시간을 빈곤국가의 지역사회와 가정을 방문하는 데에 쓰고 있어요. 이렇게 가정을 방문하면서 발견한 것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모든 어머니들은 자녀가 잘 자라길 바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는 거예요. 한국의 후원자들은 바로 이러한 어머니들의 희망에 응답하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후원이란 단순히 아동에게 물을 주고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 한국의 후원자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수희 홍보팀
사진 오연경 재능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