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움트는 희망의 새싹, 스리랑카 친환경 농업 사업
미국 흑인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우리는 유한한 실망을 받아들이되 무한한 희망을 결코 잃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곳 스리랑카 동부 바티꼴라(Batticola) 군 내 바하라이(Vaharai) 지역은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내전과, 2004년 쓰나미를 비롯한 잦은 자연재해를 경험했습니다. 오랜 내전과 자연재해는 대부분 농업과 어업에 의존하는 주민들의 목숨과 삶의 터전을 파괴했고 그로 인한 가난은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고통을 남겨주었습니다.
더불어 과도한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으로 토양이 황폐해지고 스리랑카 내에서 암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화학비료나 농약은 가난한 농가들이 빚을 지고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실제 화학비료나 농약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 토양을 악화시켜 매년 사용량을 늘려야 하고 그에 따른 비용과 환경 파괴가 더욱 심하다고 합니다. 특히 화학비료 사용은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10%를 차지하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월드비전은 적은 비용으로 수확량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농업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월드비전 친환경 농법이란 자연친화적인 농법으로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은 정부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바하라이 지역 내 16개 마을 가운데 13개 마을에서 가정의 경제소득 및 자산 등급이 낮은 600가구를 선정해 친환경농법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스리랑카 정부에서 가정마다 일정한 토지를 배분해 대부분의 가정이 평균 300평 내외의 텃밭을 가지고 있었기에 해당 텃밭을 친환경농법으로 경작하도록 주민들을 교육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가정 내 식수 및 농업 용수 공급을 위해서 600가구 가운데 100가구에게 우물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동들이 건강해지고 가계 소득도 증가했습니다. 사업 전 ‘하루3끼를 먹었다’고 응답한 주민이 74%에서 97%로 증가했고 사업참여자들이 사용한 농사비용도 사업 전에 비해 65%나 줄었으며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는 87%나 적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사업에 참여했던 피라마날 씨는 “친환경농법을 적용한 이후 농사비용이 크게 줄고 생산량과 수확횟수는 2배로 늘었어요. 전에는 농사와 함께 일용직을 병행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농사에만 전념하게 되었고 거둬들인 소득으로 농경지를 늘릴 계획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월드비전을 비롯한 3개 NGO들이 연합하여 매주 친환경농산물 장터를 열었고 이것이 방송이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매주 5-600여명이 이곳을 찾아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농가들도 점점 관심을 가지고 참여 농가들로부터 기술 전수를 받기도 하고 참여 농가들 중 일부는 그 동안 얻은 수입으로 공동 생산지를 마련하여 공동 생산 및 판매를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중심으로 친환경농법을 교육받아 학교 텃밭을 재배하면서 학생들의 학교 등록률뿐 아니라 책임감, 부모들의 관심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친환경농업 사업은 지역사회의 건강증진뿐 아니라 가계소득 증대, 지역의 공동체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텃밭에서 움튼 희망의 씨앗이 지역사회 전체로 퍼져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