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구호사업 현장
아이들은 평화의 중심
월드비전은 센트럴 에콰토리아(Central Equatoria)에서 아동보호 및 평화증진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동은 보호의 대상이지만 가정이나 마을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월드비전 아동 Peace club은 보통 15명 정도로, 주 2회 방과 후 모여 기본예절을 포함하여 평화와 갈등에 대한 이해, 평화의 중요성과 가치, 증진 방법 등에 대해 배웁니다. 5~9월까지 총 16주 과정으로 2개월 간 평화를 주제로 캠페인 활동 및 지역사회 계몽 활동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평화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평화나무(Peace Tree)에 적은 내용들을 보니 할머니가 씻을 수 있도록 물을 길러준다, 사람들이 싸울 때 가서 말리도록 한다. 엄마와 아빠를 도와 준다 등의 내용들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올 세인츠(All Saint’s) 초등학교 아동들에게 평화란 무엇인가 질문하자“사랑(Love), 싸우지 않는 것”, “정의(Justice), 옷이 없는 사람에게 옷을 주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같은 가치를 가지고 차이가 없게 만드는 것”, “마을에서 평화를 세워가는 방안”,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지내는 것” 등을 답변을 합니다. 이번엔 평화증진 클럽이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러자 “어린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면 도와주고 다른 집에서 아이를 때리거나 하거나 하면 말로써 풀게 해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도록 이야기 해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렴
와랍(Warrap) 주에서는 교육사업과 영양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와랍주 남부 톤즈(South Tonj)에서는 2012년 10월 지원이 시작되어 교실 건물 2동(교실 8개)과 화장실 건물 2동 건축이 완료되었고, 교무실, 식수 핸드펌프 1개, 학교 주변 철조망 펜스, 텃밭이 설치되었으며 교사 학부모 운영위원회 교육훈련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젠 화장실이 없어 학교 주변 숲에서 노상배변을 하던 아이들도 학교 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내 식수시설을 이용해 손을 씻을 수도 있어 개인위생상태도 개선되었지요.
월드비전은 영양사업을 통해 정기적으로 보건시설(PHCU:Primary Health and Care Unit)에서 아동들의 체중과 팔뚝 두께, 키를 재어 영양 및 성장상태를 모니터링 합니다. 합병증이 없는 아동은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보건시설(PHCU)에서 치료를 위한 고열량 식품을 제공하고 합병증이 같이 발견되면 영양실조 집중치료센터(Stabilization Center)로 보내어 치료 받게 합니다.
고열량 영양실조 치료 식품인 F75와 F100는 연령과 체중에 따라 섭취해야 할 분량이 지정되어 있고, 집중 치료센터의 직원은 아동이 입원 시 이에 대해 보호자에게 교육을 실시합니다.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 팔 두께를 재는 것은 보기보다 힘든 일입니다. 체중계에 앉혀진 아이들이 연이어 울음을 터뜨립니다. 직원은 아이들을 측정하고 엄마는 달래고 아기는 울고 한 아기가 울자 또 다른 아이가 울고 조용하던 보건소가 시끌벅적해집니다.
집중체료센터를 방문하여 이곳에 입원한 아이들의 엄마와 직원과 함께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센터가 겪는 어려움은 아동용 침대(평균 10명의 입원환자가 있으나 7개밖에 없음), 모기장, 보호자 임시거주 시설, 보호자를 위한 식량지원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화장실, 식수펌프 등도 노후 됐거나 고장 나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현지 사업담당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함께 듣고 추자기원을 진행하겠다고 논의했습니다. 보호자용 식량 지원, 모기장, 화장실/샤워실 보수 등 바로 지원 가능한 것을 우선 실시하고 지역주민과 논의를 통해 목재와 짚으로 만들어진 현지용 부엌(Tukul) 건축, 식수펌프 보수를 위한 예산 작성 등을 요청하여 지원 가능한 부분을 확인하겠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습니다.
보건소 나무 밑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아이들과 엄마들이 갑자기 나타난 검은 머리 외국인을 웃으며 반겨줍니다. 가슴에 품은 보자기 안에 아기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다가가 안에 무엇이 있냐고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봅니다. 살짝 보여주는 보자기 안에는 당연히 어린 아이가 새근새근 자고 있습니다. 놀라는 척하자 아이 엄마는 웃습니다. 안에 씨앗이 들어있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 작은 표주박은 아기를 달래는 장난감입니다. 표주박의 윗 뚜껑을 열고 놀라는 척 하자 또 엄마는 그것도 몰랐냐는 듯 웃습니다. 참 순수합니다. 더운 날씨에 나무 그늘 땅바닥에 앉아 기다리는 엄마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아이들에 대한 엄마들의 애정이 그 웃음을 통해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