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렷한 의식이 없는 중에도 울지 말라는 할아버지 목소리에 울음을 그치던 지수를 기억하시나요?부모가 떠나고 남겨진 두 손녀와 아픈 할머니를 홀로 돌보던 할아버지에게 막내 손녀 지수의 뇌출혈은 너무도 급작스러웠습니다. 집안의 활력소였던 재롱둥이 지수는 뇌 손상으로 한순간에 의식을 잃고 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일수록 회복가능성이 높기에 신속하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당장 병원에 가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지수를 위한 월드비전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수많은 후원자님이 지수의 가정에 따뜻한 손길을 전해 주셨습니다.
지난 1월, 지수네를 다시 찾았습니다. 비록 아직 지수의 뛰노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그새 지수의 키는 한 뼘 이상 자라 있었습니다.
절망의 어둠 속, 나눔이 희망의 빛을 밝히다
캠페인 시작 당시, 심근경색 수술을 한 할아버지와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할머니께서 지수를 직접 돌보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TV나눔캠페인 후원금으로 지수는 치료비를 비롯해 휠체어, 손 보조기 등의 맞춤 의료기구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전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정밀검사, 전기치료, 물리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를 서울 내 대학병원에서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고, 향후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진단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몸의 강직, 발작, 떨림 같은 게 매시간 있었는데 요즘은 완전히 사라졌어요. 지수야 하고 부르면 이전보다 반응도 하고, 안아주면 조금씩 고개도 돌리고 그래요. 예쁘다고 하면 웃기도 하고요”
지수는 현재 서울에서 받은 6주간의 치료 후 집 인근의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 중이며, 올해 서울의 한 병원에 재입원할 예정입니다. 일련의 치료를 통해 뇌에 고였던 피가 거의 사라졌고, 시력회복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수의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계획입니다.
고맙고 또 고마운 분들 덕에…
안타깝게도 몸이 편찮으셨던 지수 할머니는 지난 12월 급작스럽게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할머니가 안 계셔서 말할 것도 없이 허전하다는 할아버지에게 지수의 회복은 삶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할머니가 지수의 회복을 못 보고 가 서운하지만, 지수를 위해 더 힘을 내겠다며 도움을 준 모든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를 거듭 말씀하셨습니다.
“서울 큰 병원에서 검사도 받고 치료도 하고, 지수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나아요. 첫째로 지수를 위해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둘째로 그 도움을 통해 지수가 빨리 일어나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 아이는 이미 죽었어요. 덕분에 이마만큼 치료받고 너무 감사해요. 꼭 전해주세요. 너무 고맙다고. 지수도 발작도 없고 많이 좋아졌다고요. 입학통지서가 올해 나왔는데 지수가 책가방 들고 학교 가는 모습 꼭 보고 싶어요”
지수가 일어나서 방긋방긋 웃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도움이 절실했던 순간 지수와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주신 여러분이 커다란 기적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여전히 회복 중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지수의 기적이 아름답게 완성되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