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의 지역개발사업은 15~20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쌓여 열매를 맺습니다. 2019년 월드비전과의 이별을 앞둔 보그라 사업장은 주민 스스로 살아가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여물어 단단해진 변화의 결실과 책임은 이제 주민들의 몫입니다. 믿음직한 주민과 건강한 아이들이 ‘잘 가요, 월드비전!’하고 인사하는 날을 꿈꾸며.
산주 이야기
‘부디 제게 새 아침을 허락하지 마세요. 아침을 또 굶어야 하니까요. 부디 제게 새 아침을 허락하지 마세요. 학교 대신 일터로 나가야 하니까요.’
후원아동 산주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열연했던 아동노동에 대한 모노드라마 속 대사입니다.
보그라 지역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아동보호 인식이 부족한 탓에 아동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학교 대신 벽돌공장, 시장, 노점상에서 일용직 노동자, 인력거꾼, 구두닦이로 일하는 아이들.
“아버지가 공장에서 일하시고 받는 월급 40달러(한화 약 5만 원)로 5명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 했어요. 하루에 두 끼도 못 먹을 때가 많았죠.”
빼빼 말랐던 어린 자신이 곧 일인극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던 산주의 가족에게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월드비전을 만난 건 정말이지 축복이에요. 제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거든요.”
월드비전에서 마련한 저축모임에 가입한 어머니는 조금씩 모은 돈을 아들의 학비에 보탤 수 있었습니다. 산주는 리더십 훈련,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저널리즘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또 월드비전 아동권리포럼 활동을 하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체구의 소년은 마을을 생각하는 큰 열정과 섬세함으로 월드비전 보그라 지역 아동권리포럼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연기하는 재능을 발휘해 보그라 지역 아동들의 현실을 부지런히 알려 방글라데시 정부에서 주는 연극상도 받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크고 따뜻한 마음으로 마을 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일합니다. 어엿한 스물두 살 청년이 되어 보그라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저널리스트로도 활동중인 산주.
보그라의 지속가능한 아동권리포럼
“제가 꿈꾸는 세상이요? 아동을 향한 따뜻한 관심과 든든한 격려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요. 아동노동과 학대, 조혼으로 고통받는 아이가 없고, 소년과 소녀가 차별받지 않는 마을이요.”
월드비전이 마을을 떠난 후에도 보그라 지역 아동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이어가고자, 2015년 11월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84명의 친구들과 함께 청년포럼Youth Forum을 만들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아동권리포럼과 함께 시급한 아동보호이슈를 나누고, 문제가 심각한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인식이 개선되도록 연극을 합니다.
“옹호 캠페인을 통해 이미 1만 명의 사람들에게 우리의 목소리가 닿았어요! 지금은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마을이 자립했을 때 지역정부와 협력해서 이 모임을 이끌어나갈 계획이에요.”
지역정부의 인가를 기다리는 청년포럼은 방글라데시 여성아동부 산하 아동 복지기관인 시슈 국립아카데미Shishu Academy와 협약을 맺어 조혼과 아동노동을 막기 위한 캠페인 진행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보그라 지역 내 2개 구청과 협약을 맺어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가 그랬듯이 아이들 모두 자신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산주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세상을 꿈꿔요. 전 앞으로도 오직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살고 싶어요.”
월드비전, 주민, 후원자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란 후원아동 산주는 이제 보그라의 동생들을 지키는 든든한 맏형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산주와 주민들은 계속 일구어나갈 것입니다.
월드비전이 꿈꾸었듯 지속가능한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