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야, 난 네가 이 책의 주인공처럼 될 것 같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우간다에 함께 가서 그곳 아이들을 만나자는 월드비전의 제안을 받고 망설인 시간이 3개월.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는데, 이런 내가 아프리카에 가서 아이들과 교감하고 감싸 안을 수 있을지,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담이나 상처를 주는 건 아닐 지 무섭기 까지 했다.

고민만 깊어가던 어느 날, 미국에 있는 친언니로부터 받은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라는 책을 기억하게 됐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진심으로 품고 사랑했던 젊은 여성의 이야기인데 책을 건네주던 언니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강희야, 난 네가 이 책 주인공처럼 될 것 같아.”

그리고 한장, 한장 책을 읽어 나가며 아프리카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자는 마음이 자리 잡았다. 나의 두려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 두려움을 감당하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할 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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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키루 널 만나서 영광이야. 너희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줘.”

촬영차,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아프리카의 맨살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다.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보려는 교만함을 최대한 내려놓고 작은 자를 쓰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향한 아프리카. 비장함 대신 겸손함으로 그 땅을 밟으라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까만 얼굴에 숨겨진 보석같이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을 만났다. 배고프고 헐벗고 가난하지만 아이들은 정말이지 보석처럼 빛났다. 그 때부터인 것 같다, 나의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악수를 청하는 아이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는 순간순간 기쁨이 차올랐다.

촬영을 마무리 하고 함께 했던 나키루에게 편지를 써서 직접 읽어주었다. 사실 촬영이 끝나고 나키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와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 편지를 읽는 내내 아이는 뚫어져라 내 눈을 바라보았다. 아이에게서 전에 없던 생기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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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후원한다는 것은 그 반짝이는 눈을 보며 희망을 전하는 것”

‘아, 아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해주는 것. 이게 바로 후원이구나.’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너에게 더 아름다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아이의 눈동자가 어떻게 바뀌는지 나는 목격했다.

그리고 이것이 후원이 일으키는 기적 같은 변화임을 깨달았다. 나키루뿐만 아니라 내가 만난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 눈빛 속에 강한 집중력과 또렷한 초점을 간직하고 있다. 그 아이들 중 단 한 명이라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누군가 희망을 이야기해주고,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다면 우간다의 내일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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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강희
사진. 이용대 사진 작가

한 아이를 후원한다는 것은
그 반짝이는 눈을 보며 희망을 전하는 것
우리는 누구나 기적 같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

From 최강희 월드비전 홍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