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이끌고 터벅터벅 퇴근하는 길. 누군가에겐 밤새 시험공부를 하고 돌아가는 길. 저 멀리 우편함에 하얀 무언가가 보입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그곳에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편지가 도착해있어요! 이 편지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눈치채셨나요? 반짝반짝 하얀 편지봉투 위에 가나, 우간다, 베트남, 몽골, 선명하게 찍힌 세계 각국의 우편도장입니다.
“후원 아동의 편지는
어떤 과정을 거쳐 전달될까요?”
후원자님이 정성스레 써주신 편지들이 하나둘 월드비전에 도착합니다. 후원자님의 멋진 사진이 함께 담긴 편지도 있네요.(우와) 이렇게 모인 편지들은 해외사업장 직원들이 현지어로 번역할 수 있도록 ‘한->영 번역 작업’을 거칩니다. 바로 이때! 월드비전의 든든한 동반자 ‘비전메이커(VisionMaker)’ 분들의 맹활약이 펼쳐지죠.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으로 ‘번역재능기부’를 실천하는 비전메이커. 바쁜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가운데 빠르게 편지를 번역하며 후원자와 아동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계세요. 이렇게 번역을 거친 편지들은 국가와 지역별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을 떠나 비행기를 타고 현지 AP(Area Program, 지역사업장)를 향해 출발해요.
무사히 현지 AP에 도착한 따끈따끈 편지들은 서신 담당 직원 및 현지 봉사자들을 통해 아동에게 전달됩니다. 또 한 번의 긴 여정이 시작되지요. 아프리카의 경우, 수도를 벗어난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주지가 매우 넓은 지역에 흩어져있어요. 한 아동의 집에서 다른 아동의 집까지 수십 km가 떨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넓고 깨끗한 고속도로가 깔린 우리나라와 달리, 비포장도로와 좁고 가파른 산길이 대부분인 아프리카 및 아시아 국가에서는 보통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타고 편지를 배달해요. 흙먼지가 날리는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다 보면 지치기도 하지만, 편지를 받고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Faith- 편지 왔다” 자신을 부르는 월드비전 직원의 목소리에 Faith가 우당탕 뛰어나오네요. 후원자님의 편지가 어찌나 자랑스러운지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편지를 읽어요.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쳐 아동에게 편지가 도착하기까지 최대 두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자, 그럼 이제 답장을 써볼까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펜을 꽉 쥐고 한글자 한글자 마음을 써 내려 갑니다. 종이도 펜, 색연필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지역에선 글씨를 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참 어색한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부실한 내용의 편지가 전달되어 속상해하시는 후원자님도 계세요. 저희도 그럴 땐 참 죄송하고 속상하지요. 현지 상황이 열악하고 어렵지만, 후원자님과 아동 사이의 좋은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모든 월드비전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고 지켜봐 주세요. (꾸벅)
아직 글을 모르거나 너무 어려서 편지 작성이 어려운 친구들은 부모님과 월드비전 직원이 함께 편지를 읽고 답변을 써줍니다. 현지어로 작성된 편지의 경우 영문으로 번역되는 과정을 또 한 번 거칩니다. 이렇게 작성된 편지는 다시 먼 길을 날아 한국으로 슝- 돌아옵니다. 그리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영->한 번역 작업’을 거친 뒤 후원자님께 전달됩니다. 답장 오래 기다리셨죠~?
후원 아동 편지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결되셨나요? 다가오는 연말 하나뿐인 후원 아동에게 따뜻한 마음이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보내야 늦지 않고 크리스마스쯤 아동의 작고 예쁜 두 손에 쥐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찡긋)
글: 김유진 디지털마케팅팀
사진: 김진솔 작가 / 월드비전 글로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