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자라는 가나 보수소 마을 학교
아프리카 서쪽 끝. 세계지도를 펼쳐놓으면 가나는 한국과 지도의 양쪽 끝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머나먼 나라지만 이름만큼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나라입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금이 많고, 두 번 째로 코코아와 보크사이트가 많은 나라 가나. 하지만 이 나라 남쪽,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로 알려진 볼타 호수 아래 작은 마을 아이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가진 풍부한 자원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위험한 등굣길
아침 해가 호수 위로 서서히 밤사이 삼켰던 빛줄기를 쏟아놓을 무렵, 아이들은 집을 나섭니다. 학교까지 5km, 혹은 10km를 걸어야 하는 먼 여정을 시작하기엔 결코 이른 시간이 아닙니다. 지역 내 초등학교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렇게 먼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합니다. 덕분에 학교를 끝까지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 탓에 학교 오가는 시간조차 아까워해야 하는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간다는 것은 당연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닙니다. 우기가 찾아오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전 더 큰 결심을 해야 합니다. 빗물에 엉망이 된 위험한 길로 한참을 걸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아이들은 학교로 향합니다.
교실을 위협하는 것들
이렇게 어렵게 도착한 학교는 결코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허물어진 교실 벽 위에는 위태롭게 얼기설기 구색만 갖춘 지붕이 있습니다. 비가 오면 갈라진 지붕 틈으로, 벽 사이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안 그래도 어두운 교실은 더 깊은 어둠 속에 잠겨버립니다. 언제 벽에 뚫린 구멍으로 들이닥칠지 모를 야생동물 때문에 겁에 질린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초라한 학교는 선생님들에게도 반가운 곳이 아닙니다. 열악한 교육시설 때문에 정식 자격을 갖춘 교사들은 보수소 지역으로 부임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잘 것 없는 건물을 갖춘 학교조차 마을에는 드문 상황입니다. 숲속 나무 아래 겨우 칠판만 걸친 채 수업을 해야 한다거나, 무너진 흙벽조차 없어 가녀린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얹은 지붕만 있는 학교도 많습니다. 결국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점점 낮아지는 교육의 질. 보수소 마을이 속한 판테아크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도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아이가 26%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초교육 졸업 자격시험인 Basic Education Certification Examination 결과를 보면 응시자의 51.6%가 실격했습니다. 누가 봐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이들은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꿈이 헛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초라한 학교를 먼 길 걸어 찾아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용사가 되어 마을 여자들의 머리에 행복을 심어주고 싶은 아이, 기자가 되어 가나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고픈 아이. 볼타 호수에 가장 큰 배를 띄우고 고기를 잡는 어부가 되고 싶은 아이. 법정에 서서 공정한 판정을 내리는 판사가 되고 싶은 아이.
우리는 진짜 별이 될 거예요.
아프리카의 별이라 불리는 가나에서는 이렇게 무한한 가능성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보수소 마을 아이들이 안전하고 튼튼한 학교에서 가나의 가능성에 대해 배우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알게 되면 언젠가 가나는 진짜 아프리카의 별이 되어 반짝 반짝 빛날 수 있겠죠? 보수소 마을을 바꾸고 가나의 내일을 변화시킬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곳. 이곳 보수소 마을에 당신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주민위원회의 이반 씨는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내가 어릴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그 변화들을 나는 느낄 수 있어요.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마을이 자랑스러워요. 모든 것이 가능하게 우리 마을을 도와주신 월드비전과 후원자님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주민들 스스로 기쁨을 느끼는 변화. 우리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의 보살핌과 관심 속에 기쁨을 느끼며 자란 아이들이 우리가 떠난 후 더 좋은 에스페란사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