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화재 긴급구호 (2021년 4월 1일 기준)

화염이 삼킨 로힝야 난민 캠프,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다닥다닥 임시로 세운 낡은 천막, 전 세계에서 가장 밀집한 생활을 하는 여기는 로힝야 난민 캠프입니다. 얼마 전 이곳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로힝야 난민들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습니다. 3월 22일 오후 3시경에 캠프 안에서 발생한 작은 불씨는 순식간에 엄청난 화염으로 커졌고, 화재 피해를 입은 지역(8E, 8W, 9, 10 구역)의 70~100%가 전소했습니다. 이로 인해 약 1만 채에 가까운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져, 4만 명이 넘는 난민, 약 8,000가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난민들의 생존을 위해 설치했던 캠프 내 식수 시설을 포함한 화장실, 유치원, 보건소, 로컬 시장 등 1,609개의 주요 시설이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로힝야에서 화제가 나고 있는 모습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로힝야 난민캠프 화재 당시

로힝야 난민캠프 화재 피해 지역 지도 그래픽

화재 피해 지역 지도: 로힝야 난민캠프 8W, 8E, 9,10

월드비전은 화재 발생 당일 즉각 현장 조사팀을 파견하여 피해 현황을 파악했으며 긴급 대응 활동을 바로 시작했습니다. 큰 화재가 휩쓸고 간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지역은 불이 꺼졌지만, 남아 있는 지면의 열기로 인해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땅이 뜨겁습니다. 살아내기 위해 열악한 난민촌에서 생활하던 이들에게 이번 화재는 남아 있던 희망마저 사라지게 합니다.

화제로 타버린 마을과 식량 지원을 하고 있는 월드비전 직원들의 모습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로힝야 난민캠프가 전소된 모습

생존에 꼭 필요한 식수 위생 시설마저 불타버려 이들은 씻을 수도, 마실 물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월드비전은 WFP의 지원으로 조리없이 섭취가능한 식량 일 5만 명분과 식수를 배급하고 있지만 피해 입은 이들의 굶주림과 어려움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월드비전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

화재 직후 월드비전의 식량 지원 현장

로힝야 난민 가족들이 월드비전이 지원한 식수를 들고 가는 모습

긴급 식수를 지원 받은 로힝야 난민들

“갑자기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제 임시거처의 작은 창문을 통해 불이 난 것을 뒤늦게 확인하였고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임시거처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들이 저를 안아 캠프를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았지만 모든 물건과 제 임시거처 또한 다 불에 타 버렸습니다. 화재가 시작된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쫄쫄 굶다가 월드비전의 식량 패키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음식은 저희에게 정말 소중합니다.”

로힝야 난민 누르씨(65세)

화재가 송두리째 앗아간 난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구하기 위해 월드비전은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구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시 거주지 및 주거 환경 개선, 식량 제공 및 생계 지원, 식수위생 시설 재건, 그리고 아동 보호 활동을 앞으로 1년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화재 피해로 갈 곳 없이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들을 위해 아이들이 임시로 대피하여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놀이/심리 치료 활동들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소된 마을에 모여있는 아이들의 모습

전소된 캠프의 아동들

로힝야 난민 캠프가 위치한 방글라데시는 3월과 5월 사이 큰 비와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발생합니다. 기본적인 화장실조차 없는 난민촌의 상황은 태풍이 올 경우,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워 전염병이 발생할 위험까지 있습니다. 화재로 인해 이미 큰 피해를 입은 난민들의 삶이 더욱 취약해지지 않도록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