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와의 첫 만남

약 10시간을 비행을 끝에 도착한 곳은 인도의 서쪽에 위치한 뭄바이. 인도 최대의 도시이자, 경제의 중심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도시가 되기도 한 이곳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도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오기 시작했다.

자연히 다양한 종교,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고, 한 나라임에도 땅이 크다보니 다양한 종교와 언어, 문화가 함께하게 되었다.
힌디어와 영어를 함께 쓰면서 각 지역의 방언도 함께 쓰는데, 그 수가 12개도 넘어 같은 인도인이라도 공용어를 쓰지 않으면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IT 강국으로 알려져 있는 인도. 하지만 상상지도 못한 아시아 최대의 빈민가를 품고 있는 곳, 뭄바이다.

뭄바이시내 고가도로 밑에 거주하는 빈민들

뭄바이시내 고가도로 밑에 거주하는 빈민들

세계 최대의 빨래터 "도비가트"

세계 최대의 빨래터 “도비가트”

생각했던 것보다 가난했던 인도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으면서부터 나기 시작한 매퀘한 냄새는 인도 공항을 나와서도 계속되었다.

비행기 타이어가 땅에 맞닿으면서 나는 냄새겠거니 했는데, 대기오염이 심한 까닭에 눈이 따갑고, 기침이 났다. 공항에서 나오니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밤이라 거리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도시의 모습임은 알 수 있다.

이튿날 월드비전 사업장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서며 본 뭄바이는 엄청나게 큰 도시였다.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빈민가. 도시 전체가 빈민가인 것 같았다. 넓이도 넓이지만, 그 정도가 정말 심각했다.

이번 삼성 반도체에서 지원한 학교 모니터링과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벽화를 그려주시기로 함께 오신 삼성 직원 분께서는 마치 ‘우리나라 50년대 후반 수준이나 간신히 되겠구나.’ 하신다.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과 그 뒤 상위계급들을 위한 주황색 건물의 시설 좋은 학교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과 그 뒤 상위계급들을 위한 주황색 건물의 시설 좋은 학교

이번 IT센터 지원으로 컴퓨터 교육을 받게된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의 아이들

이번 IT센터 지원으로 컴퓨터 교육을 받게된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의 아이들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

이번 방문 학교중 첫번째 학교인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의 교정. 그리고 그 뒤에 큰 주황색 건물이 있었다.

저 건물도 학교냐고 월드비전 인도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학교라고 하면서 그 학교는 빈곤층, 즉 계급이 낮은 자들은 자들은 다니지 못하는 학교라고 한다.
카스트제도가 아직도 남아 있는 인도는 크게 1계급에서 10계급까지 나뉠 수 있다고 하면서, 저 뒤에 큰 학교는 1계급 부터 4계급의 자녀들의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이고, 그 앞의 단층의 함석 슬레이트 지붕의 학교가 바로 가네쉬 비드야 만딜 스쿨이라고 했다.
이 곳은 5계급부터 10계급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대략 7개 정도의 교실에서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950명 이상의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런 이곳에 이번에 삼성전자가 후원하여 교내 IT센터가 만들어졌다. 우리에게는 별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열악한 환경을 살아가는 그들에겐 엄청난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지역 주변의 데이케어 센터에도 IT센터를 짓게 되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96년부터 인도 및 아시아 빈곤국가 등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사라다 비드야 만딜 스쿨 IT센터 들어가는 문

사라다 비드야 만딜 스쿨 IT센터 들어가는 문

사라다비드야 만딜 스쿨 IT센터

사라다비드야 만딜 스쿨 IT센터

꿈을 그려주는 벽화

두 번째 방문학교인 사라다 비드야 만딜 스쿨. 이 곳은 우리나라의 그린벨트와 같은 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마치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거대한 숲안에 빈민가가 형성되어 있었다. 아마 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있었던 빈민가 인듯 하다.

이 곳 학교에 삼성전자 직원들과 월드비전이 벽화를 그렸다. 섭씨 35도 이상되는 무더위 였지만 현지 학교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윽고 세 군데의 벽화 작업이 예상한 작업 시간 내에 끝나게 되었다.
그런데 어떤 한 아이가 우리에게 자랑이라도 하듯 수줍게 편지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는 우리에게 ‘고맙다.’며, 자기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알고 보니 월드비전 결연 아동이었던 것이다. 어린 숙녀는 우리가 막연히 자기를 도와준 후원자의 친구라고 생각했나보다.

늘 가방 속에 후원자 분의 편지를 넣고 다닌다는 아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 아이가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이렇게 이스트 뭄바이 사업장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사라다 비드야 만딜 스쿨 외벽 벽화 완성모습

사라다 비드야 만딜 스쿨 외벽 벽화 완성모습

후원자 엽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보여준 아이

후원자 엽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보여준 아이

행복을 생각해 보다.

다시 한번 행복을 생각해 본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어쩌면 아이들은 IT센터를 얻은 것보다 후원자 분의 사랑을 느끼는 일,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함께 만났던 그 자체에 더 기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개발사업으로 참 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이것은 분명 그들에게 필요한 일이며, 이전에 우리가 다른 나라들로 부터 받았던 것처럼 이들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도와야하는 일임에 틀림없지만 먼저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는 일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김혜자씨가 오지에 가서 앙상한 아이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그의 마음이 특히나 여린 이유이겠거니, 여자여서 그렇겠거니…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해맑에 웃으면서 스스럼 없이 대해주는 그들을 “만나니” 왜 눈물이 그렁그렁 해 지는 건지 좀더 이해하게 되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만났나보다.

#인도 뭄바이 이스트 사업장 자세히 보기

사업기간 2000. 10. 01 ~ 2015. 09. 30
사업지역 뭄바이 이스트 ADP
(인도 동쪽에 위치한 대도시
뭄바이 시내의 41개 빈민지역)
총 수혜자 수 46,000 명

글/ 사진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이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