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여성할례 근절 활동-

“엄마가 제 손을 꽉 잡아줬어요. 제 몸의 모든 부분이 부들부들 떨리고 죽고 싶었어요. 통증으로 떨리는 몸을 사람들이 꼭 붙잡았어요.” -티지스(17)-

“할례를 거부하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마을 사람들은 전통적 의무라고 했어요. 그날 전 정신을 잃고 달려 도망쳤어요.” -이레네(11)-

“할례 후유증으로 질에 구멍이 생겼어요. 4개월간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어요. 편히 앉지도 못하고 몸에서 나는 악취가 부끄러워서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했어요.” -하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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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낯선 “여성할례”. 간단히 설명하면 순결을 지킨다는 의미로 여성의 외부 생식기를 성냥 머리 크기만 한 구멍만 남긴 채 절단한 뒤 실로 봉해버리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8,000명의 여성이 이 끔찍한 의식을 치릅니다. 대부분 비위생적 환경에서 제대로 된 의료장비 없이 면도칼, 깨진 유리 등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여성들은 과다출혈이나 쇼크, 각종 감염, 합병증을 겪을 뿐 아니라 비극적인 죽음을 맞기도 합니다. 이 죽음의 의식을 겪는 여성들의 평균 나이는 10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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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례 후유증으로 나는 살아도 죽은 것 같았어요.”

루다는 다른 98%의 소말리아 여자들이 그러하듯 여성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날의 고통을 어찌 잊을 수 있을 까요. 그날의 기억을 더듬을 때면 여전히 입술이 파르르 떨려옵니다. 온몸 구석구석 박힌 할례의 고통. 그것은 이후 그녀에게 닥칠 수많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이 될 줄 알았던 결혼과 출산조차 그녀에겐 아픔이 되었습니다. 산파도 없이 혼자 아이를 낳아야 했던 루다. 분만이 지연되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외롭고 힘겨웠던 출산 후 질에 구멍이 생겼고 그녀의 몸에서는 늘 원하지 않는 악취가 풍겼습니다. 그녀의 병은 세상 어디에서도 감출 수 없는 비밀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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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정으로 피어날 여자 나이 서른한 살에 루다의 세상은 깨진 거울처럼 부서졌습니다. 14년 동안 루다는 여성으로서 참기 힘든 수치심을 품고 살았습니다. 사람들 옆을 지날 때면 수군거리는 말들이 거인의 목소리처럼 크게 들리는 듯했습니다.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는 것도 아프고 괴로웠습니다.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사는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게 혼자가 된 인생. 고통과 수치심, 외로움과 절망이 매 순간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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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 끝, 빛이 보이다

그런데 2013년, 루다에게 눈부신 햇살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월드비전 여성보건 지원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입니다. 월드비전은 루다가 보로마병원에서 질 누공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고 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아왔던 루다는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이 병이 나을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루다의 오랜 병은 믿을 수 없이 깨끗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지난 14년간의 아픈 기억이 아득한 꿈이었던 것처럼 그녀의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이제는 내 딸과 손자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14년 만에 루다는 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딸과 손자들이 그 동안 저를 돌보느라 학교도 못 갔는데 이제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것이 무엇보다도 감사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전체가 달라졌어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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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성을 “진짜 여자”의 자리로

할례를 받아야만 사회의 일원, 누군가의 아내, ‘진짜 여자’가 된다고 여겨지는 여자들. 전 세계 29개 나라 1억 2500만 명의 여성이 할례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 3,0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할례를 받게 됩니다. 소말리아 출신의 패션모델 와리스 디리는 이런 여성들을 대신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는 나는 ‘진짜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아. 너무 고통스럽고 행복하지 않아!”

한국월드비전은 2007년부터 소말리아 여성할례 피해자들을 위한 수술 및 생계 지원, 지역사회 내 여성할례 인식개선 활동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멀고 쉽지 않은 길이지만 할례 피해 여성들이 빼앗긴 존엄성을 되찾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글. 김보미 디지털마케팅팀 / 사진. 글로벌 센터

 

소말리아 여성을 돕는 긴급구호 1만원 정기후원 한 번도 큰힘이 되요, 해피빈 일시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