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이 꾸는 꿈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있다.

존의 첫인상은 흔히 말하는 ‘엄친아’ 같았다. 유창한 언변에 성적은 A를 놓친 적이 없다.

“가끔 축구를 하지만 그래도 공부가 제일 좋다”는 말을 했을 땐 학교에서 알아주는 모범생인가 싶었다.

존이 일곱 살 때 아버지는 집을 나간 후로 5형제를 먹여 살리는 건 오롯이 어머니의 몫이었다. 존의 어머니는 매일 아침 닭이 울기도 전에 땔감을 구하기 위해서 집을 나선다. 반건조 지역인 이시올로는 땔감용 나무를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숯을 만들어 파는 노동의 강도는 건장한 남자가 하기에도 버거운 일이다.

존의 어머니가 지난 8년간 이어온 일이다.

고생하는 어머니가 안타까웠던 존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서 성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길을 꿋꿋이 이어가고 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30분씩 쪼개서 생활하고 있어요. 혼자 공부하는 시간, 수업 내용을 못 따라오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시간, 노는 시간도 미리 정해놓고 정확히 지키려고 해요.”  

케냐 이시올로 올도니로 사업장은 실력이 출중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운 존의 고등학교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그 덕분에 마음 편히 공부만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는 존. 그러나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이를테면 교과서를 살 돈이 없어 친구들의 책을 연습장에 베껴 적어서 복습하는 식이다.

“하지만 저는 공부할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공부는 저에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거든요.”

그런 존의 꿈은 토지 측량사*가 되는 것이다.

“요즘 케냐에는 토지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 가령 돈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토지를 갈취하는 일이 많이 벌어지죠. 땅을 빼앗기는 건 모든 걸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제가 측량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가난한 이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 측량사는 토지의 이용과 개발, 건설 공사, 지도 제작을 위해 토지의 형태, 지형선, 면적 등을 측량하는 직업이다. 지방과 도시 개발, 공익시설, 토지구획의 사법적인 경계를 확립하기 위해 측량을 계획하고, 지휘, 감독하거나 수행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의 꿈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측량사로 성공한 후에는 마을로 돌아와 청년들에게 직업을 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사업가로 자리 잡은 후에는 우리 마을의 고아들이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아동보호소를 열고 싶어요.”

존은 단 하나의 목적지를 바라보지 않는다. 하나의 꿈을 이룬 후에 또 다른 꿈을 그린다. 하지만 그 꿈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있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기회를 준 월드비전과 후원자에게 받은 사랑을 꼭 갚으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존은 꿈 너머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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